NOVEMBER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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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

미래 리포트

에너지 분야와 공조하는 다양한 미래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미래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통찰력을 기릅니다.

장애인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 열다! AI & ICT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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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보조공학 연구 ‘활발’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약 250만 명이던 장애인은 2022년 약 256만 명으로 증가하였으며, 2022년 기준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44.3%), 청각장애(16.0%), 시각장애(9.5%), 뇌병변장애(9.3%), 지적장애(8.5%) 순으로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선천적 장애뿐만 아니라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 그리고 노령인구의 증가 등 일상 속에서 불편을 겪는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적용된 보조공학의 연구 개발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보조공학이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을 만났을 때

장애인의 생활이 편리해질 수 있도록 보조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일컬어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 AT)이라고 한다. AT를 통해 개발된 보조공학 기기는 현대 사회에서 포용과 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자리잡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기술 기반의 애플리케이션과 기기들은 그 자체로도 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끼칠뿐더러, AT와 결합하여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최근 주목받는 보조공학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장애의 유형에 따라 적용되는 신기술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장애인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 열다! AI & ICT 기술

첫 번째로 시각장애를 지원하는 기술을 살펴보자면,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 인식 기술 및 이미지 인식 기술에 기반하여 장애인을 돕는 ‘또 하나의 눈’ 역할을 하는 새로운 보조공학기구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 분야에서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기능인 “하이 OOO! 오늘 아침 기온은 몇 도야?”, “OO야~ 거실 불 좀 켜줘!”와 같은 인공지능 음성제어 기술이 큰 역할을 한다. 시력이 손상되어 사물을 눈으로 보고 제어할 수 있는 동작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이나 동작이 자유롭지 못한 지체장애인에게는 음성으로 사물을 제어하고, 휠체어 등 보조장구를 동작하게 할 수 있는 이러한 기술이 꼭 필요하다. 음성 인식 및 합성기술은 단순히 장애인의 삶에 편리를 가져온 차원을 넘어서 지체장애∙시각장애 등 특정 유형의 장애에 있어서는 그들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보는 대신 들을 수 있도록 화면을 해설해 주는 컴퓨터 비전 기술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기존 플랫폼에서는 안드로이드 체제의 토크백, iOS 체제의 보이스 오버, PC에서 사용되는 스크린 리더 등의 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최신 기술이 더해져 더욱 다양한 정보를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시각보조기술을 개발하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투아트(TUAT)가 2018년 출시한 ‘설리번플러스’라는 앱은 사물인식, 문자인식 등의 기술과 AI에 기반한 이미지 캡셔닝 기술(이미지를 인식하여 단어로 변환한 다음 인공지능을 통해 가장 정확한 문장을 선별∙출력하는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외부의 간판이나 안내문, 이정표 등을 읽어주고, 어떤 물체를 보고 있는지, 그 색상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며, 마주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여 누구인지 알려준다.

한편, 시각장애인도 ‘안경’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다. 그 ‘안경’이 똑똑한 스마트 글래스라면 말이다. 스마트 글래스는 사용자가 간단히 착용하고 보고자 하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면 내장된 카메라가 외부 정보를 인지하여 착용자에게 전달해 장애물 등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음성인식이나 제스처를 통해 안경렌즈 형태의 화면 상에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를 파악하여 보다 개선된 기능을 선보이고, 복합현실(Extended Reality)기술로 저시력 장애인의 잔존시력을 보완하여 사물을 보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기술까지 개발되고 있다.

똑똑하게 진화한 것은 단지 안경만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지팡이 또한 보다 스마트해졌다. GPS와 초음파 센서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는 방향전환이 필요한 위치에서 사용자에게 적절한 알림을 주고, 장애물과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상황을 진동으로 알려줌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다.

이어서 청각장애를 지원하는 최신 기술을 살펴보면, 이 분야 또한 인공지능 기반 기술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청각장애인이 아니어도 관련 기술의 발달을 체감할 수 있는 경우로 해외 여행 상황을 들 수 있다. 요즘은 해외에 나가도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공지능 기반의 통번역 앱을 이용하면 외국어를 한 마디도 못해도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스캔이나 사진 인식을 통해 외국어로 적힌 메뉴를 바로 해석해 볼 수 있고, 스마트폰의 마이크 기능을 켜고 외국인과 대화하면 실시간으로 통역된 내용을 소리로 듣거나 글자로 볼 수도 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러한 기술은 청각장애인과 비청각장애인 간의 소통, 그리고 서로 모국어가 다른 청각장애인 간의 소통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스물다섯 CEO가 만든 누군가에겐 절실한 기술, 소보로 윤지현 대표 인터뷰. 출처 EO 유튜브 채널

AI를 이용한 음성인식 기술은 주변의 대화 말소리를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 후 청각장애인에게 읽을 수 있도록 전달한다. 또한 다국어 지원을 통해 외국어 대화를 자동 번역 전달함으로써 언어가 다른 사람 사이에도 소통에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AI 기반 음성 자막 변환 기술 연구 기업 엑스퍼트 아이엔씨에서 음성-문자 자막 변환 안경을 선보이고 있으며, ‘소리를 보는 통로’의 줄임말인 ‘소보로’를 브랜드로 하여 개발된 스마트 필담/음성지원 태블릿 소보로 탭 비즈니스,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자막 및 문자기록, 번역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티키타캡션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보조기구가 개발∙출시되어 있다.

AI 기반 언어인식 기술은 음성언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몸짓으로 말하는 수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에도 100여 명 가량의 청각장애 학생이 있는데, 이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어느새 책상 옆에 필담을 나눈 A4용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곤 한다. 수어를 이용하면 필담을 나누지 않아도 되지만, 수어를 배워서 능숙하게 소통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AI 기반의 모션 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수어 움직임을 파악해 이를 텍스트로 번역하는 기술은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다. 청각장애인의 수어를 자막으로 번역하여 보여주고, 비장애인의 음성 대화를 수어로 번역하여 보여줌으로써 상호 의사소통이 즉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연구 개발 중이다.

다음으로 살펴볼 기술은 지체장애를 돕는 최신 기술이다. 지체장애 보조공학의 경우,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된 자율주행 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뇌내 컴퓨터칩 이식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브레인 컴퓨터 기술, 그리고 ‘무쇠 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을 가능하게 하는 로보틱스 기술 등이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자율주행 휠체어 개발사 하이코어의 제품 소개 영상. 출처 하이코어 공식 유튜브 채널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의 이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보조기구가 바로 휠체어다. 그러나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나 척수마비 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이용하는 데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카메라, 레이더 및 라이다 센서 및 음성인식 AI 기술을 적용한 휠체어는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하여 회피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음성 인식으로 동작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증 장애인도 타인의 도움 없이 휠체어 이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스위스 로잔 공대에서 뇌파 감지장치를 통해 기기를 조작하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 Computer Interface)’ 연구가 진행되는 등, 자율주행을 넘어서 뇌와 컴퓨터가 연동되어 보조기구를 움직일 수 있는 기술도 머지 않아 선보일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시간 문제가 아닐까 한다.

하지 근력이 부족하여 보행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과 뇌졸중, 뇌성마비 등으로 하지 부분마비를 겪고 있는 환자의 재활치료를 위한 운동장애 지원 기술도 활발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의 결실로는 다리에 부착하는 보행 보조 로봇, 옷처럼 착용하는 능동형 보행 보조 로봇 등이 있으며, 앞으로 완전 마비 환자들도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언제나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던 환자들이 보조기구를 이용해 스스로 걸어서 이동하는 장면이 현실화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적장애(발달장애) 지원 분야에 적용된 최신 기술을 알아본다. 예전부터 꾸준히 연구∙개발되어 온 기술로는 지적장애인의 발달 촉진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 교육 프로그램 등이 있다. 오늘날에는 AI 기술의 적용 분야가 더욱 넓어지면서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는 맞춤형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 좋은 예로 아래 소개하는 분석시스템 개발 사례에 주목해 보자.

최근 우리나라 발달장애인 시설 관계자 및 교육 담당자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발달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하여 AI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도전행동 분석시스템이 개발되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비전 AI 기술이 적용된 CCTV를 활용한 이 기술은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 치료에 꼭 필요한 ‘행동 관찰 업무’를 전문가 대신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전행동을 보이는 장애인을 지속적으로 밀착 관찰할수록 다양한 행동 양태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발달장애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교육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행동 관찰 업무는 그 특성 상 시간과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진단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를 얻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집에서는 가족이, 기관에서는 담당자가 행동을 관찰한다 해도 충분한 데이터를 쌓는 데 역부족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발달장애인 도전행동 분석시스템을 통해 인공지능 기반 CCTV로 아동의 행동을 관찰하고 심각도, 빈도, 시간과 원인을 장기간에 거쳐 기록∙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아울러 AI 기반 프로그램은 머신러닝을 통해 보다 다양한 양태의 도전행동 데이터를 습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욱 섬세하게 관찰 및 기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비전 AI, 머신러닝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여 발달장애인의 교육을 지원하는 새로운 프로그램 시스템이 탄생한 것이다.

장애인의 삶에 새로운 가능성 열다! AI & ICT 기술

장애를 넘어서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최신기술

이와 같은 신기술 적용 사례를 통해 살펴본 것처럼, ICT나 AI와 같은 최신 기술은 장애를 가진 개인에게 더욱 희망적인 도전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음성, 동작, 뇌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행동 및 소통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기술과 보조 기구가 개발됨에 따라 장애인의 삶에도 혁신적 변화가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나아가 기술의 발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이 촉진되며, 장애인이 미래 사회에서 더욱 다채로운 분야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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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손병창
손병창 교수는 나사렛대학교 재활의료공학과 교수로 ISO TC 159/WG10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손 교수는 UI/UX디자인, 인간성능 등의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AI를 이용한 인간의 안전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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