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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6 |

신박한 차박사

자가 운전자에게 도움 되는 차량 정보를 전합니다. 일상 정비 매뉴얼, 정비 용어사전, 시기별 관리 목록 등을 집약합니다.

흥미로운 통계가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 자동차 중 수동변속기를 쓰는 것은 2021년 10월 기준으로 다섯 모델에 불과합니다. 자동변속기를 단 차가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의 99.9%를 차지한다는 뜻입니다.

신의 디테일, 자동변속기 사용법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승용차는 대부분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여전히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차를 좋아하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그러나 편리함을 고려한다면 조작이 쉬운 자동변속기가 우세하지요. 그런데 이것은 과거 변속기를 단순히 ‘수동 vs. 자동’으로 구분하던 시절의 선호 경향입니다. 기술은 더 정교하게 개발되고, 자동변속기 사이에도 차별화가 이뤄집니다. 더욱이 우리는 한층 다양한 수입 차량을 경험하면서 낯선 자동변속기들과 만나게 됩니다.

자동변속기는 언뜻 비슷해 보입니다. 그 종류와 기능, 조작 방법도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운전자 대부분 잘 모릅니다. 차종에 따른 특성이나 운전자 숙련도에 따라 사용 방식도 전부 다르지요. 철저히 운전자 입장에서 사용 가능한 현실적인 자동변속기 기능을 알아보겠습니다.

자동변속기(A/TㆍAutomatic Transmission)
자동차에 채용되고 있는 변속기로 속도나 엔진 회전수에 따라 변속비를 변속기가 스스로 바꾸는 기능을 갖춘 변속기이다. TCU(Transmission Control Unitㆍ변속 전자제어 장치)의 제어에 따른 유압, 유체식으로 작동된다.

험난한 오르막길도 문제 없어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는 구조가 다르지만 기능이 같습니다. 내부에 장착된 여러 개의 기어로 조합을 바꿈으로써 회전수에 따라 달라지는 엔진 힘을 알맞게 바퀴로 전달하는 것이죠. 차이는 기어 조합을 바꾸는 조작, 즉 변속입니다. 수동변속기는 사람이 직접 변속하지만 자동변속기는 변속기가 알아서 합니다.

모든 자동변속기의 조절 장치에는 공통적으로 기어 선택 모드가 있습니다. 바로 P, R, N, D입니다. P는 주차 모드, R은 후진 모드, N은 중립 모드, D는 주행(전진) 모드입니다. 기어 조절장치가 레버식이든 버튼식이든, 다이얼식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이 개념은 쉽습니다. 차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방향과 상태에 관한 것이니까요.

신의 디테일, 자동변속기 사용법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설명한 영상.
< 영상출처: Lesics >

Lesics 한국어

자동변속기를 더 살펴볼까요. 사실 운전자 관점에서 조작 차이는 대부분 손의 영역입니다. 동시에 많은 운전자가 거의 포기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흔치 않지만 기어 레버를 조작하는 부분이 ‘I’자 모양이나 계단식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D 위치 아래로 ‘3, 2, 1’이나 ‘3, 2, L’ 등 숫자와 문자들이 표시돼 있습니다.

여기서 숫자나 문자는 변속기가 작동하는 최대 기어 단수를 뜻합니다. 기어 레버를 3 위치로 옮기면 1단부터 3단, 2 위치로 옮기면 1단부터 2단까지만 변속이 이뤄지는 것이죠. 이런 기능은 평소보다 큰 힘의 엔진이 필요할 때 씁니다.

가솔린 엔진은 대개 엔진 회전수가 4천rpm 이상으로 올라가야만 평균 이상의 힘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연료 소비와 소음 등 불쾌함을 줄이기 위해 그보다 낮은 회전수에서 변속이 이뤄집니다. 때문에 추월할 때나 언덕 같은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부족하지요. 이때 일시적으로나마 낮은 단까지만 변속하도록 기어 레버를 조절하면 엔진 도움을 강력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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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Toyota) 코롤라의 기어 레버. 계단식으로 조절하는 기어 레버에 D 위치 아래로 ‘3-2-L’ 모드가 존재한다.

초보운전자에게 어려운 내리막길에서도 이를 활용해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기어를 낮은 단으로 낮추면 액셀러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어도 엔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할 수 있어 브레이크 부담을 줄일 수 있죠.

똑똑한 조작으로 다양한 활용

자동변속기에 수동 조절 기능이 추가된 전천후 차량도 있습니다. 기어 레버를 D 위치에 놓았을 때 운전석 또는 동반석 쪽으로 옮기거나 플러스(+)와 마이너스(-) 표시가 있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D 위치에서 수동 조절 위치로 레버를 옮겨 플러스 방향으로 움직이면 기존 기어에서 한 단 위로 선택됩니다. 마이너스 방향으로 움직이면 한 단 아래로 가겠죠.

플러스나 마이너스 표시가 없는 차량도 있습니다. 그런 차들은 스티어링 휠에 같은 기능을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변속 패들(shift paddle)이라고 부르는데요.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쥔 상태에서 검지나 중지를 뻗었을 때 닿을 정도의 위치에 판 모양으로 달려 있습니다.

신의 디테일, 자동변속기 사용법
스티어링 휠 뒤에 있는 변속 패들로 기어를 수동처럼 조절할 수 있다.

변속 패들을 사용한 수동 조절 기능은 기어 레버가 D 위치에 있을 때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이렇게 작동하는 변속기는 기어 레버를 수동 조절 위치로 옮겼을 때 일시적으로 수동 모드로 고정되기도 하죠.

수동 조절 모드 역시 필요한 기어 단을 운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여러 상황에서 유용합니다. 구불구불한 고갯길에서 매끄럽게 달리고 싶을 때 특히 그러한데요. 기어 단을 고정시켜 운전자가 엔진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돕습니다.

교통 상황 따라 주행 모드 익히기

주행 모드를 장착한 자동변속기들도 눈에 띕니다. 비교적 단순한 기능은 ‘S’와 ‘W’ 모드인데요. 각각 S는 스포츠(Sport), W는 윈터(Winter)의 머리글자입니다.

S 모드를 선택하면 변속이 이뤄지는 엔진 회전수가 평소보다 높아집니다. 앞서 수동 모드에서 설명했듯 큰 엔진 힘을 활용하도록 변속 시점을 늦추는 것이죠. 물론 변속은 자동입니다. 반면 W 모드는 눈길이나 빙판길처럼 노면이 미끄러울 때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합니다. 평소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1단을 쓰는 변속기라면 W 모드에서는 2단으로 출발합니다.

통합형 주행 모드가 있는 차량도 모드 작용은 유사합니다.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스티어링과 서스펜션 등 차의 주행 특성에 영향을 주는 대부분의 장치들을 통합해 조절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신의 디테일, 자동변속기 사용법
볼보 XC40의 실내. 맨 오른쪽에 위치한 드라이브 모드(DRIVE MODE) 버튼을 한 번 누를 때마다 통합형 주행 모드로 바뀐다.

주행 모드를 선택하지 않아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주변 교통 흐름과 지형을 보고 스스로 결정할 만합니다. 단 핵심은 같아도 구체적인 방법은 다릅니다. 반드시 설명서에 게재된 올바른 방법을 숙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INFO. 변속기 주행 모드

E : 에코(Eco) 모드

효율 향상에 초점을 맞춰 변속 특성을 조절한다. 이피션시(Efficiency)라고도 불린다. 이 모드에서 변속기는 엔진 회전수가 높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변속한다. 가급적 엔진이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도록 작동해 연료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C : 컴포트(Comfort) 모드

안락한 주행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 몇몇 브랜드 차량에서는 노멀(Normal) 모드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M: 매뉴얼(Manual) 모드

운전자가 직접 기어 단을 조절하는 수동 조절 모드로 운전자 숙련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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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류청희
자동차 전문 글쟁이 겸 평론가다. [자동차생활], [모터매거진] 등 자동차 월간지에서 일했고, [카 북](공역)과 [F1 디자인 사이언스]를 번역했다. 올해의 엔진 및 파워트레인(International Engine and Powertrain Of The Year)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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