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향한 대전환: 에너지∙모빌리티 산업의 노력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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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분야와 공조하는 다양한 미래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미래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통찰력을 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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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쇼크’가 가져온 패러다임의 대전환
지난 2022년은 유독 전 세계적인 ‘기후 쇼크’가 많았던 한해였다. 파키스탄에서는 기록적인 대홍수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유럽에서는 유럽 전체의 64%가 가뭄에 시달리며 500년 만에 최악의 연도로 기록되었으며, 미국 서부에서는 지속적인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로 서울의 3분의 1이 넘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기후 쇼크의 주요 원인은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 증가다. UN 기후행동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분석에 따르면 온실가스인 CO2의 농도는 최근 70년 간 급등하여 2023년 현재 420 ppm에 도달하였다고 한다.1)
1) IPCC 기후 보고서 <Climate Change 2023: Synthesis Report> 중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산업의 체재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전기차 확대, 수소경제 구축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국내 대기업은 RE100(재생에너지 100%) 등의 친환경 이니셔티브(initiative)에 가입해 달성 목표와 로드맵을 세워 대응하고 있다.
현재는 탄소중립을 향한 과도기로 에너지 및 모빌리티 산업에는 새로운 도전이 주어지는 시기인 동시에 기회의 장이 열린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하여 탈(脫)탄소 공정 및 재생에너지 우선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하여 상황에 맞는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다양한 상황을 살펴 자칫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전기차는 항상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탄소중립, 환경중심’의 딜레마를 생각해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는 전기차다. 전기차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제로 에미션(zero-emission, 무공해)’이라는 표현처럼, 전기차는 주행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으로, 탈탄소 실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친환경의 범위를 ‘전기차가 생산되고, 운행되며, 수명이 다하여 폐기되는 것’까지 확장한다면, 전기차를 온전히 ‘제로 에미션’이라고 정의하기 어렵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자원을 필요로 하며, 이들 원료의 채굴 과정에서 대량의 화학물질이 사용되어 대기, 토양,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또한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과량의 탄소가 배출되며, 그 양은 무려 전기차의 수명과 동일한 시간 동안 내연기관 차량을 운행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비슷하다. 게다가 전기차의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는 여전히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탄소저감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무색해지기도 한다.
전기차를 운행할 때는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아 환경에 덜 해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전기차의 생산과 전기 공급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을 끼친다. 사용이 끝난 전기차 배터리 폐기 과정도 전기차의 환경 영향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화학물질 누출로 인해 토양과 수질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의 생산과 활용, 폐기가 이루어지는 전 과정에 친환경적인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많은 국가에서 도입∙실시하고 있는 전기차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는 전기차의 탄소 발자국을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원료 채굴 과정에서는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거나 친환경 대체물질을 활용해야 하며, 인증 프로그램 및 관련 표준을 도입하고,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지는 채굴업체로부터 원료를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는 공정 효율을 향상시켜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며, 폐기된 배터리를 수거 및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 생산 공정과 전기차 충전에 사용되는 전력을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함으로써 진정한 ‘제로 에미션’ 자동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기와 선박, 탈 내연기관이 어려운 이동수단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맞아 폭증하고 있는 항공 수요와 선박 물류 분야에도 친환경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항공기와 선박은 많은 사람과 물자를 효과적으로 이동시키는 운송수단이지만 동시에 대표적인 내연기관 운송수단으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러한 까닭으로 항공기와 선박의 탈 내연기관 연구∙노력은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다.
그러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 및 수소 기반 추진 시스템의 에너지 밀도가 낮은 탓에 운항 범위 제한, 충전 및 보급 인프라 부족,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대규모 운송수단에 반드시 담보되어야 하는 안전 조건 역시 넘어야 할 난관이다. 항공기 및 선박의 친환경 에너지원 사용에 따른 각종 규제 및 인증기준 부족도 빠른 전환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항공기 및 선박의 즉각적인 내연기관 탈피는 어렵지만,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해당 산업 분야의 노력과 연구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에너지 효율 개선 측면에서는 경량 소재 사용, 엔진 기술 개선, 최적화된 기체와 선체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친환경 연료 사용 측면에서 항공기에는 재활용 탄소를 활용한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도입하고 선박에는 기존 연료에 무탄소 연료를 첨가한 혼합 연료 등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항공기와 선박의 운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포집∙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하여 e-fuel을 합성해 연료로 재사용하거나, 궁극적으로 그린 수소나 그린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 또한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기차와 항공기, 선박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와 현실적 난관 사이의 괴리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오늘날 모든 국가와 기업에게 주어진 어려운 과제다. 최근 EU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에 합의했으나, 지속적으로 비토권을 행사한 독일의 요구를 반영하여 합성연료 e-fuel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예외로 하고 계속 출시를 허용하기로 한 결정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환경과 경제를 두고 각 국가와 기업이 치열한 고민과 모색을 거듭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과도기를 슬기롭게 건너기 위한 여러 글로벌 기업의 노력을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에너지∙모빌리티 산업 분야의 노력과 미래 전망
에너지 대전환 과도기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은 비즈니스 특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전략을 도출하고 있다. 그 예로, 독일 화학 기업 바스프(BASF)는 2030년까지는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지 않는 선에서 회사가 양적 성장을 지속한 뒤 2050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단계적 전략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전체 공정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에 연간 4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영국∙네덜란드 에너지 기업 쉘(Shell)은 생산공정 및 산업 생태계 전체의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공동 이니셔티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공정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저탄소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석유화학 대표 기업인 S-OIL이 최근 석유화학제품 생산 증대를 위해 9조 2580억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온실가스 감축은 필연적으로 내연기관 연료 수요 감소로 이어지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석유화학제품 중심으로 재구성하며 기업의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또한 S-OIL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배출 저감 신기술이 적용된 생산 설비 투자 의지를 천명했으며, 화석연료가 아닌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늘림으로 생산물의 전 주기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전체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고 기대되고 있다.
오늘날 탄소중립은 인류에게 주어진 절박하고 원대한 목표다. 이는 특정 기업 혹은 산업 분야의 노력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으며 모든 인류의 참여 및 산업∙학문 전 분야의 공조가 필요하다. 에너지 대전환 과도기라는 시대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슬기로운 전략 수립을 통해 진정한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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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권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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