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속 에너지

S-OIL과 함께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세요. 문화예술 콘텐츠 속에서 에너지 이야기를 탐색합니다.

픽션 속 바이오 기술, 녹혈구를 꿈꾼 과학자

자연을 사랑한 연구원 ‘재연(배우 문근영)’은 엽록체를 적혈구와 결합해 산소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녹혈구’를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고, 연인이었던 ‘정 교수(배우 서태화)’는 당장의 성과를 위해 그녀의 연구 방향을 바꾸려 했죠. 하지만 재연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계속해서 실험을 이어 나갔습니다.

얼마 안 가 진행된 학술 대회에서 재연은 치명적인 배신을 당하게 됩니다. 자신이 믿었던 후배에게 아이디어를 도둑맞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했던 교수는 그것을 묵인했던 것이죠. 꿈과 사랑을 모두 잃은 재연은 후배의 배양세포를 망가뜨린 뒤 어릴 적 살던 숲속 유리정원으로 들어가 홀로 실험을 계속하게 됩니다.

숲속에서 마주한 그녀의 세계

한편, 재연이 떠난 옥탑방에 무명작가 ‘지훈(배우 김태훈)’이 이사 옵니다. 그는 사랑도, 명성도 잃고 무력하게 지내던 중 우연히 발견한 재연의 흔적에 이끌려 숲으로 향하게 되죠. 유리정원에서 만난 재연의 삶에 영감을 받은 지훈은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작성하게 됩니다. 초록빛 피가 흐르고, 언젠가 나무가 되고 싶어 하는 재연의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지훈은 연민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유리정원에 감춰진 비밀

소설의 결말 작성을 앞두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재연은 지훈에게 소설을 끝까지 써달라 부탁하며, 유리정원 속 숨겨진 비밀을 보여줍니다. 지훈이 알게 된 비밀은 잔혹했고, 순수해 보였던 그녀의 이미지와 다른 진실 앞에서 지훈은 혼란에 빠지며 소설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출판사 사장의 입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소설을 완성하게 되고, 지훈의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죠. 하지만, 이 책으로 하여금 재연은 충격적인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재연의 연구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합니다.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

영화 속 ‘엽록체 인공혈액’ 설정은 신에너지 기술 ‘미생물 연료전지(Plant MFC)’와 닮아 있습니다. 미생물이나 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전자를 전기로 전환하는 것으로, 폐수를 정화하면서 동시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신에너지 영역의 기술이죠.
자연의 순환을 에너지로 바꾸는 발상은 인간이 미래 에너지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필수적일 텐데요. 무엇보다 미스터리 판타지를 표방하는 영화 속 설정을 현실의 기술과 연결 지어 상상하며 작품을 감상한다면 이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는 독특한 소재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죠. 제작진은 영화의 핵심 배경인 숲을 찾기 위해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헤맸다고 해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컴퓨터그래픽 효과 없이도 동화 같은 아름다운 장면과 동시에 오싹한 장면을 맛볼 수 있는데요. 영화의 숨은 묘미로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달라지는 숲의 변화를 주목해 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