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예술·환경 이야기 알찬 전통 양조장 따라 꿀잼 나들이
지난 이야기DJ 구도일
DJ 구도일
문화 큐레이터 역을 맡은 구도일과 함께 예술 감수성을 높여보세요. 이달의 문화 예술 향유 정보를 전합니다.
안녕! 난 DJ 구도일이야~😎
올 한 해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요즘이지.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떼기 전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경험을 더 쌓고 싶다면 역사·예술·환경 여행을 떠나보는 걸 권할게. 이채로운 것은 전통 양조장을 거점으로 한다는 사실!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간직한 곳곳에서 깨알 지식으로 풍족함을 얻는 여행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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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1] 지식 가득 한국 역사 기행 📖
왕의 물을 찾아 나서는 ‘초정행궁’
충남 태우고개에는 특별한 약수가 있어. 바로 조선 시대 세종대왕의 안질을 치료하는 데 쓰인 물이지. 이 약수가 난 우물의 이름은 ‘초정’으로, 우물에서 후추를 뜻하는 호초(胡椒)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야. 세종대왕은 한글을 밤낮으로 연구하다 안질이 생겼는데 눈엣가시처럼 그를 괴롭혔어. 신하들의 권유로 이곳 초정에 121일간 머물며 치료했고, 모처럼 휴양하며 건강을 돌볼 수 있었대.
세종대왕의 이러한 애민 사상을 기리고자 시에서 이 터에 초정행궁을 지었어. 전시관에는 그의 연구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가득하지. 세종대왕 관련 역사·과학·건강 등 다양한 분야 서적을 1천6백여 권 보유한 독서당, 전통 요리를 배우는 수라간, 약수 체험장도 만날 수 있어. 한옥 숙박 시설도 운영 중이니 하룻밤 보내며 왕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 봐.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물 좋은 곳은 음식도 맛있지만, 전통 술이 빠질 수 없지. 청주 초정리에는 전통주를 빚는 ‘장희도가’가 있어. 세종대왕 재위 시절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 속 벽향주를 재현해 세종대왕어주를 만들었지. 양조장에 방문하면 세계 3대 광천수인 초정 약수로 전통주를 제조해 볼 수 있어.
조선 시대 남쪽 최전선을 지킨 ‘금정산성’
금정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산성이야. 조선 시대 지어진 이 산성은 국방사 연구에 중요한 유적지지. 돌로 쌓은 산성에 오르면 낙동강 하구와 동래 지역이 내려다보여. 마을이 훤히 보이는 요충지에 군사 목적으로 지었기 때문이야. 지금의 모습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국방을 견고히 하기 위해 다시 축조한 거래.
산성은 꽤 높은 곳에 있는데, 금정산 꼭대기에서 서남쪽 계곡 쪽으로 지어졌어. 산성을 따라 금정산 대륙봉에 오르면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를 조망할 수 있지. 하산할 때는 금강공원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 편해.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시내 전경도 일품이야.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금정산성 인근에도 전통 민속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 있어. 조선 초기 이곳 화전민들은 생계를 위해 누룩을 빚었대. 이 누룩으로 막걸리를 만들곤 했지. 조선 숙종 때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 금정산성을 쌓았는데, 외지에서 온 일꾼들이 이때 마신 막걸리 맛을 고향으로 돌아가서도 잊지 못했다고 전해져. 금정산성으로 역사 기행을 떠난다면 ‘금정산성토산주양조장’에 들러 다양한 체험을 해 봐.
[Pick 2] 감성 충전 가득 예술 기행 🎨
외국 여행 온 것 같은 ‘평택국제중앙시장’
다국적 문화가 어우러진 평택국제중앙시장은 골목 분위기도 이국적이야. 시장 내 철길 벽화 거리에선 형형색색 그라피티가 펼쳐지지. 인생 사진을 건질 포토존으로도 손색없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그림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남달라.
평택국제중앙시장은 수입 식품 상가, 다국적 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진 독특한 시장이야. 1960년대 개장된 후 평택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지. 미군 부대와 역사를 같이해 이색 맛집도 많으니, 벽화 거리에서 감성 충전하고 맛집에서 미각 충족도 누려 봐.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평택에는 귀촌한 예술가 출신 가족이 운영하는 ‘호랑이배꼽양조장’이 자리해. 아버지는 서양화가, 어머니는 도예가이자 요리연구가, 두 딸은 디자이너와 사진 기자였다고 해. 그래서인지 양조장이 마치 갤러리 같지. 곳곳에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고, 양조장의 상징인 호랑이 캐릭터로 디자인한 굿즈를 파는 가게가 있어. 재즈 음악회 등 예술을 향유할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열려. 참고로 양조장 이름은 호랑이를 닮은 우리나라 지형에서 평택이 배꼽 자리라 그렇게 지었대. 부모와 자식을 연결하는 배꼽처럼 전통주의 과거와 현재를 잇겠다는 다짐도 담겨 있지.
시와 함께 떠나는 여행 ‘정지용문학관’
우리나라 현대 시 개척자로 평가받는 정지용 시인의 삶과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곳도 소개할게. 그의 고향 옥천에 있는 정지용문학관이 그곳이야. 문학관에 들어서면 작품 세계를 음악과 이미지로 먼저 만날 수 있어. 문학 전시실에선 서정적인 감성이 풍부한 시·산문집 초간본 등을 보며 창작 원천과 배경을 더듬어 보기 좋아. 이 밖에도 관람객이 직접 시 낭송을 체험하거나 문학 교실에서 유익한 강좌를 들을 수 있어.
문학관과 생가는 옥천읍 향수길에 있는데 길을 따라가면 여러 역사 명소가 나와. 조선 시대 관아인 ‘옥주사마소’, 지역 전통문화를 선보이는 ‘옥천전통문화체험관’, 1936년 축조된 근대 건축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죽향초등학교 구교사’도 같이 관람하길 추천해.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옥천에는 4대째 전통주를 빚는 ‘이원양조장’이 있어. 1930년대 문을 열었는데 아직도 옛 시설이 잘 보존돼 있지. 방문하면 원주 만들기, 술 빚기, 증류 체험 등 전통 양조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에서 이름을 따온 동명의 막걸리는 귀하고 값비싼 국내산 밀만 쓰고 감미료를 넣지 않아 깊은 맛이 나지. 쌀 막걸리 ‘시인의 마을’은 직접 농사지은 쌀과 옥천 쌀로 만들었다고 해. 참고해 옥천으로 떠나는 예술 기행에서 진정한 풍류를 만끽해 봐.
[Pick 3] 자연 교감 가득 환경 기행 🌱
사랑스러운 자연 존재와의 만남 ‘노루생태관찰원’
오름은 육지의 산과 달리 평지에 봉긋하게 솟은 형태로 독특한 지형 특성을 보여주는 곳이야. 제주에는 오름이 360여 개 있대. 높진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제주 마을과 해안선, 멀리 바다까지 보여 가슴이 탁 트이지. 봄여름에는 들꽃이, 가을·겨울에는 억새가 만발해 해가 뜨고 질 때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이 감동적이야.
오름에는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도 함께 어우러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노루생태관찰원에 가면 거친오름 탐방로에 서식하는 노루를 볼 수 있지. 동절기에는 11월부터 2월 말까지 1시간가량 관찰 가능해. 관찰원 내 별도 마련된 공간에서 노루에게 먹이를 주거나 나무로 노루 만들기, 곤충 탐구 등 아이들과 즐길 생태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한 편이야.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제주 전통주를 만드는 서귀포시 ‘제주술익는집’도 가볼 만해. 재료 손질부터 숙성을 마치는 순간까지 기계 도움 없이 손수 빚어내는 게 특징이지. 특히 소줏고리만으로 술을 증류하는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어. 인공 첨가물 대신 청정 제주의 농산물을 적극 사용해 천연의 맛과 향을 내는 것도 인상적이야. 제주는 예전 쌀이 귀해 좁쌀로 술을 빚었는데, 증류주인 고소리술과 청주인 오메기맑은술도 그렇게 만든대. 고소리술은 전수자가 아니면 제조법을 아는 이가 없다고 하니 양조장에 들러 한 번쯤 맛볼 만하지. 억새 명소인 따라비오름도 가까이에 있어.
자연과 생명의 신비 ‘강화자연사박물관’
육지의 허파가 숲이라면 바다의 허파는 갯벌이라는 말이 있어. 그만큼 바다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의 갯벌 역시 바다 생물은 물론 철새에게 휴식을 주는 풍요로운 땅이야. 생태 변화 및 국토 오염의 심각성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해.
강화자연사박물관에서는 세계 5대 갯벌로 지정된 강화 갯벌의 환경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2009년 강화군 볼음도에서 좌초된 향유고래의 거대한 골격도 볼 수 있지. 또 강화도는 이곳에서만 자라는 희귀 식물과 매화마름, 솔붓꽃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이 있는 자연의 보고야. 박물관에서 오는 12월까지 560종에 이르는 강화도의 식물과 사계절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니 참고해.
함께 들르면 좋은 지역 양조장 🍶
강화도 온수리는 따뜻한 물이 나와 예로부터 피부병 환자들이 많이 찾던 지역이야. 그 명성에 걸맞게 100년 가까이 전통 막걸리의 맥을 이어온 양조장이 있지. 강화도 최초 지역 특산주를 만든 ‘금풍양조장’은 일제 강점기인 1931년 건축돼 인천시등록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기도 했어. 방문객들에겐 옛 양조장 공간을 전시 및 체험 문화 장소로 제공하고 있지. 전통주 또한 강화도 친환경 쌀과 온수리 지하수로 만드는 데다,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비건 막걸리 인증을 획득했대. 환경에 대한 지극한 관심은 쌀 포대를 업사이클링한 전통주 보냉백을 탄생시키기도 했어.
자료 및 이미지 출처 ·
청주시청 www.cheongju.go.kr
부산광역시 금정구청 www.geumjeong.go.kr
평택국제중앙시장 www.facebook.com/ptcentralmarket
옥천군청 www.oc.go.kr
노루생태관찰원 www.jejusi.go.kr/roedeer
강화자연사박물관 www.ganghwa.go.kr/open_content/museum_natural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www.goings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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