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는 소재의 새 바람! 플라스틱 리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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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분야와 공조하는 다양한 미래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미래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통찰력을 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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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재활용 기반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
2023년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는 끝났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로 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처럼, 세계 곳곳은 온난화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은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혁신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여러 가지 실천 방안이 있는데, 그 중 주요한 대책으로 꼽히는 것이 플라스틱 폐기물 재사용 및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생태계의 구축이다.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는 자원을 사용 후 폐기하는 선형경제(Linear Economy)와 대비하여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폐기물과 오염을 최소화하는 경제 모델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구축은 자원 및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쓰레기 처리 및 매립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생활을 바꾸는 ‘녹색 화학’ 플라스틱 리사이클
플라스틱 소재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우수한 물성으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소재다. 주위를 잠시만 돌아보아도 비닐봉지, 가전제품 외장재, 의류, 자동차 타이어 및 내장재 등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눈에 들어온다.
2020년 기준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1,000만 톤(t) 정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약 50%는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석유원료로부터 생산된 플라스틱 1톤을 소각∙매립할 경우 약 7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온난화 현상을 막는 방안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리사이클이 필요하다. 플라스틱 리사이클은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화학을 연구하고 산업적으로 적용하는 ‘녹색 화학’의 한 영역으로, 지구 환경과 자원을 보호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플라스틱 소재를 재활용하고 순환경제로 우리 생활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렇다면, 일상 생활 속의 플라스틱 재활용 현황은 어떨까?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가장 쉽고 바람직한 방법은 사용된 플라스틱 제품을 재질별로 잘 분리한 다음 깨끗이 세척하여 물리적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음식 용기처럼 양념이나 음식으로 오염된 플라스틱이나 여러 재질의 플라스틱이 혼합된 제품의 경우 상품가치가 떨어지므로 물리적으로 재활용이 쉽지 않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고분자로 중합되어 있는 플라스틱을 해중합(解重合) 기술을 통해 원료 상태로 만들어 새로운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다. 해중합 기술을 통해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폐기물 이전 원래의 플라스틱과 동등한 물성을 나타내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재활용되는 폐플라스틱의 양만큼 플라스틱 생산에 필요한 석유 원료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량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 재활용이나 해중합 기술 이외의 플라스틱 리사이클 방법으로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고온에서 분해하여 액체나 가스 연료로 만드는 것도 있다. 그러나 수소∙전기 등 친환경 에너지의 영역이 가일층 넓어지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폐플라스틱 연료화의 확대를 촉진하는 것보다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순환주기를 늘리고 사용한 플라스틱 제품이 폐플라스틱의 상태로 장기간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각 나라 정부와 주요 기업들은 관련 대책 수립과 지속적 연구는 물론, 적극적인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정책적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플라스틱 리사이클을 위한 국가와 기업의 노력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플라스틱 제품의 60%가 재자원화 및 재활용된 소재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EU 및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거나 재활용에 용이하도록 제품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플라스틱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50% 감축을 선언하고 각 부처별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규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리사이클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노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구글은 2016년부터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제품 보호재로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스마트폰 픽셀의 커버 소재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TV장치인 크롬캐스트 신형 모델에 5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네스트 스마트 스피커의 외장재로 재활용 패브릭을 사용하고 있다. 나이키는 2020년부터 ‘무브 투 제로’라는 캠페인을 펼치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고무 등의 폐기물과 공장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스페이스 히피’라는 스니커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에 사용된 니트 원사는 버려진 플라스틱 물병, 티셔츠 등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를 90%가량 함유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여 우리나라 기업들도 플라스틱 리사이클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관련 기업에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PET 제품을 개발하기도 하고,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지자체 및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보유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 지자체에서 수거된 폐플라스틱으로 생산한 리사이클 소재로 의류, 소품을 생산하는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S-OIL 또한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친환경 관련 사회적기업 지원을 펼치고 있다. 에쓰-오일은 폐페트병 재활용 잡화 생산 기업, 폐섬유 재활용 반려동물 용품 제작 기업, 폐어망 활용 섬유재료 생산 기업 등에 기부금을 지원하고, 해당 기업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다양한 형태로 친환경 관련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 리사이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현재 PE/PP와 같은 비닐류의 열분해 또는 가스화 공정을 통해 액체나 기체 연료를 제조하는 기술과 PET/PS와 같은 플라스틱의 해중합 공정을 통해 화학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은 국내∙외 관련 기업들의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가전제품 외장재로 널리 사용되는 ABS와 같은 복합재질 플라스틱의 경우 아직까지 재활용 기술 개발이 미진하여 리사이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복합재질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기술 연구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자동차 분야에서도 최근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소재 개발 분야의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화학적 방법으로 리사이클이 어려운 플라스틱 소재를 생물학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고부가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시도가 최근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국립재활용에너지연구소(NREL)가 PET 소재에 생물학적 단위체(모노머)를 첨가해 보다 고부가가치 소재인 FRP(섬유강화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플라스틱 리사이클, 관련 학계 및 업계의 다양한 연구 개발과 각 국가의 관련 정책∙제도 수립도 중요하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에 핵심적 역할이 되는 것은 소비자의 행동과 실천이다. 플라스틱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과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 문제를 플라스틱 리사이클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소비자가 플라스틱 리사이클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편리하게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철저한 분리수거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리사이클 제품을 우선 소비하고, 기업에게 다양한 리사이클 제품 생산을 촉구하는 등 플라스틱 리사이클 산업 생태계 구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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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황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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