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공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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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트렌드
M세대를 건너 Z세대까지 사이사이 촘촘한 시각으로 살핍니다. 트렌드를 통찰해 창의성을 높여갑니다.
이전까지 상권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는 제품 판매였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온라인 공간에서 쉽고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게 됐죠. 여기에 비대면 문화가 더해지며 한때 소매 시설의 우울한 미래를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Z세대에게 소매 시설은 여전히 핫플레이스로 꼽힙니다. 가상화된 대상이 익숙한 이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들인 건 공간이 주는 경험의 힘입니다. Z세대를 밖으로 소환한 ‘공간 경험’을 함께 체험해 보시죠.
문화 향유 메카 ‘미술관’으로 모이는 Z세대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51만 명이 총 3개관을 찾았는데요. 방문객 중 37%가 20대였고, 서울관은 49%에 이르렀습니다. 30대 26%, 40대 22%와는 차이 나는 수치였죠. 2019년 전체 방문객 중 20대가 29%에 그친 것과 비교해도 유의미한 상승 폭을 보입니다.
Z세대가 이곳으로 걸음 하게 된 데는 미술관의 노력이 큽니다. 전통적인 예술 공간인 미술관이 Z세대 니즈에 맞춰 다목적 공간으로 변화하며 문턱을 낮췄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Z세대를 불러들입니다. 지난 9월에도 셰프가 현대 미술에서 영감받은 요리법을 선보이는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다양한 형태로 문화 예술과 교감하는 기회를 제공했죠.
체험 중심 행사는 Z세대를 통해 소셜 채널에 공유됩니다. 인스타그램에는 #국립현대미술관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26만 건에 달하죠. 이렇게 공유된 또래의 경험은 더 많은 Z세대에게 노출돼 한 번쯤 가봄 직한 곳이란 설득력을 얻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전시 분야 전반에서 나타납니다. 한 예매 사이트 조사 결과, 2022년 한 해 티켓 판매액과 관람객은 전년 대비 각각 47%, 33% 증가했습니다. 엔데믹이 열리며 Z세대의 전시 관람 문화가 확산된 것도 수요 견인에 한몫했는데요. 작년 전체 전시 예매자 중 20대가 39.7%로 단연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입니다. 전시 문화는 Z세대의 경험주의와 자기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 큰 인기를 얻었죠. 이는 새로운 트렌드인 공간 경험이 등장하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Z세대가 판단한 좋은 전시의 기준
Z세대는 형태나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여러 전시를 즐깁니다. 트렌드 전문 소식지 분석에 의하면 Z세대는 플래그십 스토어·팝업 스토어·큐레이션 쇼룸 등 브랜딩 목적이 짙은 곳도 전시 공간이라 여긴다고 합니다. 또 한 조사에 응한 전국 15~41세 남녀 530명 중 20대 30.6%(복수 응답)는 핫플레이스 탐방 시 주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체험·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꼽았죠. 즉 Z세대는 본래 목적보다 공간이 주는 콘텐츠가 공유하고 싶을 만큼 마음을 끄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경험이 전시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셈입니다.
Z세대의 특성을 잘 분석한 예가 ‘하우스 도산’입니다. 이곳은 Z세대 사이에서 팝업 스토어보다 ‘전시’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복합 문화 공간인데요. 시즌별 콘셉트를 정한 후 판타지 세계를 구현한 정원 디오라마, 압도적인 크기의 거인 조형물 등 예술품을 설치해 독특한 공간력을 뽐냅니다. 덕분에 일일 방문객이 최대 2천 명(2021년 기준)을 기록하기도 했죠.
오늘날 많은 브랜드가 Z세대 취향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공간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 같은 예술적 요소는 물론이고 오감을 자극하는 전용 음악 및 향, 관객 참여형 쌍방향 전시를 활용해 Z세대를 모으고 머물게 합니다. 소매 유통이 목표지만 판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곳을 표방한 것인데요. 그래서 소비자는 물건을 사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매장을 방문하고, 브랜드 철학이나 세계관을 담은 전시가 인상 깊었다면 팬이 되기도 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선 이만한 홍보 효과가 없죠.
기존 공식 깨고 Z세대 모은 키 테넌트
대형 소매 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의도 소재의 한 백화점은 공간 경험을 내세우며 Z세대를 소환하는데요. 해당 시설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2월 개점 이후 2년간 총 8천만 명이 방문했고 그중 2030세대는 5천2백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시설 내 경험 중심 공간들이 Z세대에게 효과적인 키 테넌트(Key tenant·고객을 끌어모으는 핵심 점포)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
백화점은 2년간 320여 개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는데요. 패션, 뷰티를 비롯해 게임, 웹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으로 공간을 구성한 덕에 4백6십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Z세대를 겨냥한 전략이 기성세대 중심 공간으로 인식되던 백화점의 이미지를 반전시킨 것입니다. 특유의 변주는 Z세대의 취향을 명중하며 팝업 스토어 전성기를 불러왔습니다. 실제로 한 설문에 참여한 만 15~27세 남녀 283명 중 97.2%가 팝업 스토어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위 백화점 사례처럼 팝업 스토어가 몰려 있는 곳을 방문할 땐 한 번에 여러 곳을 체험한다고 응답한 이들도 다수였습니다.
이런 흐름은 해외에서도 나타납니다. 일본 소고·세이부 백화점의 츄스베이스 시부야 제품에는 가격표가 없는데요. 단순 판매가 아닌 전시가 주목적인 쇼룸이기 때문입니다. 방문객으로 하여금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라도 전시 주제와 상응하면 활용합니다. 주제 역시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 것으로 선정한다고 하죠.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를 두고 온라인 세상에만 몰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간 경험의 등장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했죠. Z세대는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 경험을 보태 취향을 미분합니다. 자신만의 코드를 궁구해가는 이들로 인해 많은 공간이 변화했는데요. 향후 Z세대와 발맞춰 깊은 경험을 선사할 공간의 변신이 사뭇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참고 · 국립현대미술관 [2023년 상반기 방문객 조사]·2023
인터파크 [2022년 전시 관람 트렌드]·2023
대학내일 [2023년에 유행할 공간 트렌드 4][Z세대의 팝업 스토어 이용 현황]·2023
대학내일20대연구소 [MZ세대의 핫플레이스 이용법]·2022
더현대 서울 [POP-UP SEOUL]·2023
[도쿄 리테일 트렌드]·정희선·원앤원북스·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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