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디지털 헬스케어 컨설턴트, 웨어러블 디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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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건강은 스스로 챙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이 지나간 지금, 건강에 대한 모두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스스로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모니터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건강관리가 시작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비대면 시대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맞물리며 보건의료산업의 패러다임도 크게 변화하는 가운데 개인 스스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률의 증가는 개인의 신체 데이터를 실시간, 정량적, 연속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입는 컴퓨터’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어제와 오늘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는 쉽게 말해 ‘입는 컴퓨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신체 외부에 연결된 제2의 두뇌처럼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활동을 측정∙기록하여 개인의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장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기어’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입는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소형 센서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적용분야가 다양해졌다. 오늘날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개인 컴퓨터, TV 등의 가전제품, 건강관리제품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확장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마트폰의 보완재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초기 부착형 타입의 웨어러블 컴퓨팅 연구를 수행한 것을 그 시초로 본다. 초창기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시계나 신발에 계산기, 카메라를 부착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 입출력 장치와 컴퓨팅 기능의 발달을 기반으로 손∙발에 달린 입력장치를 이용해 결과가 출력되는 다양한 프로토 타입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했다. 이렇게 개발된 최초의 의류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미국 국방성에서 군복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21세기 이전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사실상 연구 수준에 그쳤으나, 21세기 들어서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증진을 통해 보다 인간 친화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발맞춰 2013년 구글이 출시한 ‘구글 글래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다. 비록 구글 글래스는 높은 가격과 사용의 불편 등을 이유로 대중화되지는 못했으나 이로써 촉발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과 니즈는 2015년 애플이 출시한 ‘애플워치’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약 10여 년의 시간 동안 계속된 연구∙개발을 통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보다 정밀한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이 부여되고 다양한 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여러 가지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시계처럼 익숙한 형태뿐만 아니라 머리띠나 허리띠처럼 신체 각 부분에 착용할 수 있는 밴드 형태, 목걸이∙반지와 같은 장신구 형태, 렌즈 등의 삽입식 형태,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 등이 그것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되는 첨단소재, 배터리 등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일례로, 에쓰오일이 투자한 배터리 스타트업 리베스트는 얇고 휘어지는 플렉시블 배터리 관련 기술을 확보하여 생산하고 있다. 플렉시블 배터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웨어러블 시장 확대에 따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내 몸에 ‘착붙’, 스마트한 건강 관리 ‘척척’
착용 편의성을 높인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활동량,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호흡수, 체지방률 등의 건강 정보 측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질병 치료를 위한 의료 목적의 활용도가 높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가 선보인 반지 형태의 24시간 연속 모니터링 혈압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의료적 활용성을 잘 보여준다. 측정 당시 상황과 신체 상태 변화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변동하는 혈압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연속적 혈압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인데, 기존의 커프 형태 혈압계는 하루 종일 계속 착용하고 있는 것이 불편했다. 반지 형태 혈압계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장점을 살려 착용 편의성을 높였고, 이에 따라 혈압 연속 측정을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다양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 헬스케어에 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중요한 지원 도구 역할을 담당한다. 신체에 부착∙삽입해야 하는 기존 장치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장치가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 집약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지속적 데이터 수집 및 사용자 신체에 최적화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된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과의 상호작용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의료진에게도 환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여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수도권 및 비수도권 지역 간의 의료 서비스 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적 상황과 고령자∙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른 의료비 상승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는 AI(인공지능)진료와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역할이 크다. 환자를 직접 볼 수 없어도 환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신체 활동, 수면 패턴, 심박수, 혈압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보건 분야에서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서로 무관해 보였던 디지털 기술과 의료 분야의 연관성을 더욱 밀접하게 이어주는 매개체로 자리잡았다. 태어날 때부터 고유의 생체 데이터를 갖고 있는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한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가득히 적힌 다양한 검사 결과는 우리 몸에 쌓인 데이터를 한눈에 모아 볼 수 있게 해 준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고도화됨에 따라 이전에는 일년에 한두 번 시행하는 건강검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데이터를 매 순간 측정하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술이 의료 분야에 광범위하게 접목되고 있다. ‘데이터를 이용하여 의료의 개념을 바꾼다’는 말이 시기상조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임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
AI 모델 적용으로 더욱 발전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얼마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현재는 단순히 생체 신호 데이터를 수집∙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은 더욱 진화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생체 데이터를 통해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등의 기능이 그것이다. 필자는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발전에 있어 AI 모델의 적용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 기술 활용으로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과정에 있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개인의 건강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예컨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몇 년에 걸쳐 수집한 개인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측하거나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건강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면 사용자 건강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필요성과 유효성을 경험했으며, AI 기술의 발달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는 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 개발은 의료∙건강 분야의 변화를 견인하는 데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격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더욱 다양하고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하고, 꾸준히 발전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사용자에게 더욱 많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질병 예방을 위한 건강 컨설턴트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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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조영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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