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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9 |

Z 트렌드

M세대를 건너 Z세대까지 사이사이 촘촘한 시각으로 살핍니다. 트렌드를 통찰해 창의성을 높여갑니다.

더 깊게, 더 넓게! Z세대의 진화한 디지털 라이프

디지털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과거 작은 도움을 받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동행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죠. Z세대는 이런 디지털을 타고 난 세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콘텐츠와 기기를 접하며 성장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리지요. 이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을 더 깊고, 넓게 활용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Z세대가 만들어가는 한층 진화한 디지털 세계 ‘하이퍼 디지털라이제이션’에 관해 알아봅니다.

더 깊게, 더 넓게! Z세대의 진화한 디지털 라이프

팬데믹이 촉진한 디지털 활용력 레벨업

하이퍼 디지털라이제이션(Hyper digitalization)은 일상생활 대부분이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된 것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전부터 있어 왔지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속도와 범위를 넓고 빠르게 확장시켰죠. Z세대의 활동 영역 중 대학가에서는 이 현상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흔히 ‘대학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두 팔로 두꺼운 전공 서적을 안고 캠퍼스를 누비는 모습일 텐데요. 이는 옛말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전공 서적, 공책, 필기구로 가득했던 가방은 태블릿 PC 같은 디지털 기기 하나로 대체됐죠. 예전에는 전공 서적을 제본하고 강의 자료를 출력하는 데 신경을 쏟았다면, 이젠 태블릿 PC에 입력하기 위해 스캔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실제로 대면 수업이 재시행된 2022년 2학기 교재 구매율은 60% 이하로 하락한 반면, 2021년 38%였던 13~29세 태블릿 PC 보유율은 2022년 50%가량 상승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44% 이상은 ‘콘텐츠 시청 외에도 필기용으로 태블릿 PC를 구매했다’라고 답해 페이퍼리스 캠퍼스가 가속화된 풍경을 짐작할 수 있죠. 대학 재학생 한 명당 종이 서적 대출 수도 2011년 8.3권에서 2021년 2.3권으로 줄어든 데 반해, 전자 자료 이용 건은 2011년 130.8건에서 2021년 277.1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전에는 온라인에 올라온 수업 자료를 인쇄하는 ‘반쪽’ 디지털이었다면 지금은 시각 자료 삽입, 녹음 기능 등으로 학습 편의성이 높은 태블릿 PC로 디지털 데이터를 온전히 활용하고 있는 건데요. 복제, 재생산이 특징인 디지털과 맞물려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 깊게, 더 넓게! Z세대의 진화한 디지털 라이프

Z세대의 랜선 캠퍼스 라이프

여러 학번이 어울려 큰 강의실에서 교양 수업을 듣고 대학가에서 동아리, 연애 등 다채로운 활동과 만남을 즐기던 대학생들. 하지만 팬데믹으로 2020년 1학기부터 비대면 강의를 시행하면서 3년 가까이 캠퍼스에 휑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그렇다면 캠퍼스의 낭만은 이대로 사라지고 만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낭만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죠.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며 조금씩 오프라인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낭만을 즐기던 공간은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Z세대 대학생들은 만남의 갈증을 온라인 접촉을 통해 해소합니다. 특히 코로나19가 극심할 때 입학한 ‘코로나 학번(20·21학번)’은 대면 강의나 행사가 중단되면서 차선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데믹이 도래하고 비대면의 화양연화는 끝날 듯 보였으나, Z세대는 마치 이중 언어를 구사하듯 비대면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죠.

전국 대학 재학생 대다수가 모인 한 커뮤니티 플랫폼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수업 일정 관리부터 교내 학우들과 익명 소통, 시험 정보 공유, 개강 파티까지 이곳에서 경험했죠. 자기 계발을 위해 연합 동아리, 공모전 등 대외 활동 소식을 모은 애플리케이션을 애용하기도 합니다. 시험 기간에는 가상 독서실 개념의 스터디 그룹 앱에 접속해 따로 또 같이 공부에 매진합니다. 입장 인원 제한이 있어 학교 도서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자리 잡기 경쟁이 치열하고, 목표 공부 시간을 정해 서로 페이스 메이커가 되기도 합니다.

또 이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소셜 채널이 익숙한 세대입니다. 대개 대학 학과별로 소셜 채널 계정이 있어 교내 게시판, 학과 사무실에서 확인하던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죠. 그래서 신입생, 예비 입학생을 대상으로 이들이 친숙한 숏폼 형식에 학과 소개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녹여 홍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디지털 공간이 Z세대에게 단순히 현실을 보조하는 수단이 아니라, 대학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풍경이라 할 수 있죠.

더 깊게, 더 넓게! Z세대의 진화한 디지털 라이프

새로운 검색 엔진이 된 동영상 플랫폼

Z세대 하이퍼 디지털라이제이션에 힘을 실은 요인으로 기술 발전, 팬데믹과 함께 동영상의 대중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동영상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죠. 시청 역시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Z세대는 타인과의 소통, 공연 감상, 쇼핑 등 여러 영역에 걸쳐 동영상을 만들거나 소비합니다. 일명 ‘라방’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 영상을 통해 물건을 사고, 국내외 아티스트의 공연을 집에서 언택트로 즐기죠. 최근 동영상 기반 플랫폼이 강세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포털 사이트 대신 동영상 플랫폼을 정보 탐색 창구로 활용하는 경향도 짙어졌습니다. 2021년 한 조사에서도 다른 연령대보다 10~20대가 정보 검색 채널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여행, 맛집, 취미 등 일상 정보 외에 뉴스와 같은 심층 지식을 검색할 때도 영상을 찾습니다. 맥락을 발견해야 하는 긴 텍스트보다 이미지, 동영상처럼 ‘보는 콘텐츠’가 오히려 직관적이고 흥미롭다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덕분에 정보를 시연하는 하우투(How-to) 영상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죠. 한때 정보 검색 시 접속하는 채널이 포털 사이트인지, 유튜브인지에 따라 세대를 구분 짓는 질문이 유행일 정도였습니다.

Z세대는 교육 과정에서 다 다루지 못하는 정보를 동영상에서 습득하기도 합니다. 특히 취업 등 미래에 대비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주제에 관심을 보이는데요. 면접 요령, 퍼스널 브랜딩, 스피치, 화장법 등 Z세대 관심사에 맞춰 구성한 온라인 동영상 강좌는 유용한 정보가 되고 있죠. 이런 흐름에 기업들 또한 원하는 인재상을 직무 브이로그 같은 네이티브 동영상으로 노출해 인재들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주머(Zoomer)… Z세대를 부르는 명칭은 다양합니다. 공통점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주변을 연결한 온라인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인데요. 디지털에 이해도가 높다 보니 이를 내재화시켜 기성세대의 예상보다 더 자유롭게, 혁신적으로 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퍼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앞당긴 이들이 또 쌓아 올릴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참고 · 한국갤럽 [마켓70 보고서]·2022
          대학내일20대연구소 [Z세대의 주요 퍼스널 디바이스 이용 행태]·2023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 조사]·2022
          나스미디어 [2021 인터넷 이용자 조사]·2021
          한국경제신문 [한경 경제 용어 사전]·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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