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저격하는 요즘 공식, 로컬=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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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세대를 건너 Z세대까지 사이사이 촘촘한 시각으로 살핍니다. 트렌드를 통찰해 창의성을 높여갑니다.
‘로컬’이 떴습니다. 브랜드나 상품명 앞에 지역 이름이 붙으면 희귀하고 개성 넘친다는 인상마저 주죠. 몇 년 전부터 지역색과 독특한 감성이 담긴 상품이나 공간을 힙하게 여기는 ‘로컬 힙(Local hip)’이 하나의 물결을 이룬 결과입니다. 그 흐름은 어디서 비롯됐는지 살펴볼까요?
지역만의 고유한 가치 소비하는 세대
지역 이름을 붙인 가게가 인기몰이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대구’, ‘부산’, ‘전주’ 등과 같이 서울 외 지역명을 덧붙인 브랜드가 증가한 반면 상호에 ‘서울’을 쓴 사례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 특산물이나 기념품 판매에 동원됐던 ‘로컬’ 소재는 현재 브랜딩 작업을 거쳐 해당 지역의 특색을 머금고 힙한 디자인과 먹거리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올라섰습니다. 특유의 정체성을 녹인 상품들이 희소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포장돼 전국 각지에 판매되고 있죠. 이에 ‘로코노미(Loconomy)’는 하나의 소비 문화로서 지역(Local)과 경제(Economy)를 합친 신조어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습니다.
Z세대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로컬’ 소재에 뜨겁게 반응하는 이유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에 기인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유명 관광지 외 지역 정보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는데요. 이제 누구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구석구석 숨은 이색 장소와 그곳을 둘러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죠. 도심의 거대 상권이 아니더라도 고유한 역사성과 현지 문화를 입힌 물품을 소비하게 된 겁니다. 각각의 특별한 가치가 세세한 개성에 부합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기도 하고요.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된다고 합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리서치앤드마켓은 2027년까지 협소한 지역에 열광하며 즐기는 ‘하이퍼로컬(Hyper-local)’ 서비스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이에 발맞춰 지방 소멸 위기를 겪는 지자체들도 움직입니다. 로컬 콘텐츠의 차별점을 분석해 MZ세대의 반응을 끌어낼 숨은 매력을 짚고 그 요소의 부각 방안을 모색 중이지요. 식품·문화·예술·공간·관광 등 유무형 자원이 포괄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는 로컬 콘텐츠
소셜 채널을 한창 뜨겁게 달군 ‘춘천 감자빵’이 대표적입니다. 흙에서 갓 캐낸 듯한 모양과 감자 본연의 식감을 살린 강원도 대표 로컬 상품이죠. 달라진 식습관으로 해마다 다량의 감자가 버려졌는데요. 이를 해결하려 귀엽고 정감 가는 캐릭터와 함께 개발한 것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감자밭’ 카페는 연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서울·대전·광주 등 주요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습니다. ‘빵지순례’ 코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소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이끌어냈습니다.
수제 맥주는 ‘로컬’ 경향의 마중물이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류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3년 만에 3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국내 수제 맥주 전문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트렌드를 주도해 나갔습니다. 그 일환으로 대형 유통 플랫폼과 연계해 지역 특색을 담은 맥주 브랜드를 출시했죠.
로컬 힙 경향과 맞물린 ‘촌캉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발간물 <트렌드 코리아 2023>을 통해 이런 경향을 예측했죠. 팬데믹 종식 이후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일상 속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는 움직임입니다. 촌캉스는 마을을 뜻하는 촌(村)과 휴양을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인데요. 답답하고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현지 주민의 삶을 느긋하게 즐기는 여행을 가리킵니다. 현지 체류부터 로컬 관광, 농촌 체험, 친환경, 아웃도어 레저, 워케이션(work+vacation)까지 지역 사회를 찾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여기에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운영이나 관광 숙박비, 각종 체험료 등 지원이 가세하고요. 여행자를 환영하는 지자체 전략이 맞닿아 더 많은 사람이 ‘로컬’ 문화를 경험하고 있죠.
‘로컬 힙’으로 일컬어지는 흐름은 Z세대의 욕구에 기반합니다. 사회 현상에 관심을 두고 자신만의 방향을 정립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지역의 정서적 매력이나 특별한 의미를 담은 고유 문화와 통한 것이지요. 떠오르는 세대의 변화하는 생활 양식과 그에 맞게 등장하는 다채로운 로컬 콘텐츠는 새 가치를 창출해 시장에서 앞서 나가려는 주체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참고 ·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2022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 2022
리서치앤드마켓 [Global Hyperlocal Services Market] · 2022
[트렌드 코리아 2023] · 김난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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