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의 지속 가능한 미래 열쇠, 인공지능(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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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분야와 공조하는 다양한 미래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미래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추고 통찰력을 기릅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는 동안, ‘지속 가능’이라는 키워드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도 너무나 친숙한 전 인류의 공통과제가 되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우리의 열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한 인류의 창조물이 있습니다. 바로 AI, 인공지능입니다. 인류는 자신의 뇌와 닮은 이 인공지능에 인류의 미래를 맡겨보려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인공지능, 에너지 개발 · 생산의 견인차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친숙한 방식으로는 셸(Shell)이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인공지능 기반 도우미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셸은 AI 도우미 엠마(Emma)와 에단(Ethan)이란 두 챗봇을 배치해 셸 제품 구매와 관련해 일주일 내내 24시간의 지원을 제공하는 대화형 원스톱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엠마와 에단은 윤활유 구입처, 사용할 수 있는 팩 크기, 제품의 기술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브로슈어, 기술 데이터 시트(TDS), 안전 데이터 시트(SDS)에 대한 요청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도우미는 에너지 분야에서 입문 정도에 해당할 뿐입니다. 진정한 인공지능의 역할은 관리하고, 설계하고, 창조하는 것에 있거든요. 전 세계 에너지 기업들은 앞다투어 인공지능 도입을 통해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꾀하며, 에너지 구매의 합리성을 제고하는 일을 합니다.
에너지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생산량 예측부터 시작됩니다. 지난 2020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시계열 자료에 최적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인 ‘순환신경망(RNN)’ 기술을 이용해 초 단위로 셰일가스의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셰일 생산 유정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진단해 마치 원격의료처럼 원거리에서 유정을 관리하는 ‘디지털 오일 필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셰일가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자원에도 기술을 적용해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영국의 모바일 솔루션 그룹, 와라클(Waracle)은 2019년, 가스 및 오일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적용 가능성이 공정 효율성, 설비 관리 및 안전에서 예측, 계획 및 조사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다양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14억 2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가스와 오일 산업 내의 인공지능의 가치가 연간 성장률(CAGR) 10.81%에 이르며, 2027년까지 37억 달러에 육박하는 가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계 10대 기업 중 하나인 엑슨모빌(Exxon Mobil)은 2018년에 첨단 AI 로봇을 설계, 개발, 배치하기 위해 MIT와 제휴를 발표했습니다. 이 로봇은 해양 탐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연적인 침투 감지 기능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은 석유를 시추할 때 안전사고를 줄이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시추 현장은 대부분 거대한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어 사고가 날 경우 피해 규모가 심각하므로 많은 대비가 필요한데요. 석유나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이나 화재 등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감시 시스템에 인공지능이 이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영국 에너지 기업인 BP사의 해상 유전에는 현대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로봇 개 ‘스폿(Spot)’이 활약 중입니다. 스폿은 석유 굴착 현장에 투입되어 순찰하면서 시추선 내의 소음을 분석해 기기의 미미한 오작동 여부를 분석한다고 합니다.
국내 에너지 기업 중 에쓰-오일도 인공지능을 도입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2021년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한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디지털 공장, 디지털 마케팅, 스마트 워크 근무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공장에 적용할 11개의 과제를 선정하고, 생산, 안전, 정비, 품질관리 등 공장 전 분야를 통합해 관리하는 종합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하여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공장 상황을 통합 모니터링하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통해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는 인공지능 기술들
에너지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에너지의 소비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의해 급변하는 지구환경 속에서 에너지 생활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의 중심에 인공지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에너지 과소비 상태에 달했고, 탄소 절감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정책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었습니다. EU는 2030년 유럽 온실가스를 55%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핏 포 55(Fit for 55%)’와 함께 ‘탄소국경조정제도’ 입법안까지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AIoT 국제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공공기업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자율형 분산 에너지 관리 시스템(AdBEMS)’을 소개했습니다. 이것은 IoT 데이터 기반인 인공지능을 사용해 만든 자율형 에너지 수요 관리 기술로 구역별 에너지 소비패턴을 분석해서 냉난방, 조명 등을 최적화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무인으로 운영되어 편리하고 구역별, 건물별, 커뮤니티별로 에너지 수요를 관리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40%는 건축물에서 소비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는 것은 글로벌 추세인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가정용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기술인 ‘스마트홈 에너지 관리 통합 플랫폼’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맞춤형 공장 에너지관리시스템(FEMS) 기술도 발표해 가정에서부터 대규모 공정 기술까지 다양한 규모의 에너지 관리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또 국내 한 통신회사에서는 그린 AI(Green AI)* 분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가상 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 데이터센터 AI 냉방 시스템,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전력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린 AI(Green AI): AI 연구들이 더 친환경적이고, AI 활용과 적용 측면에서 환경 이슈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 환경오염을 줄이는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연구 활동을 의미.
국내 전자제품 제조기업은 인공지능을 통해 전력 사용량이 10% 적은 고효율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을 2022년부터 도입했습니다. ‘AI 절약 모드’로 기기를 작동시키면 에너지가 훨씬 더 절감되는 제품들입니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인공지능으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제조기업들과 협력해 아파트 세대별 에너지 사용정보를 활용해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신뢰성 검증 기업 씽크포비엘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AI 융합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일환으로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국가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AI 융합 알고리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착수한 것으로, 지속적인 공장 에너지 관리와 사업장 데이터 분석을 통해 평균 7~10% 에너지 절감을 예상합니다.
인공지능, 전력 소비와 환경 문제 해결의 지원군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 인공지능의 가능성은 날개가 달린 듯,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투자업계에서조차 에너지 분야의 투자 전망을 인공지능에 의지할 정도입니다.
그레고리 주커만이 저술한 「시장을 풀어낸 수학자」에는 인공지능 기술과 오일시장의 관계가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인공위성을 통해 분석한 정보를 판매하는 오비탈 인사이트(Orbital Insight)는 최근 전 세계의 2만 5천 개의 원유탱크 사진을 분석한다고 합니다. 탱크의 그림자 크기를 인공지능의 이미지 분석 기술로 분석해, 실제 원유의 양을 계산하는 것인데요. 탱크의 바깥쪽 그림자를 통해서 탱크의 크기를 도출하고, 탱크의 안쪽 그림자를 이용해서 원유의 양을 계산해냅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어느 나라의 원유 저장탱크의 재고량도 확인할 수 없기에, 우리는 유가 변동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은 경제학적으로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전력 소비와 관련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공지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모두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에너지 업계에서 인공지능 등의 차세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에쓰-오일은 2011년부터 민간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순수과학 분야 지원을 위한 독립 재단인 에쓰-오일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는데요, 이후 매년 우수학위논문상과 차세대과학자상 시상식, 그리고 이공계 분야 국제학술 포럼 개최 등 과학 분야의 연구 지원과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가진 자원들이 고갈되고, 그 자원 소비로 인해 지구환경의 암울한 미래가 예견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어쩌면 미래에서 현재로 파견된 지원군일지도 모릅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의 약속, 이것이 미래가 인공지능 기술에 매진하는 것이 단순한 기술개발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유입니다.
참고 · 한국정보화진흥원 [IT & Future Strategy]ㆍ2018ㆍ2022
[시장을 풀어낸 수학자]ㆍ그레고리 주커만ㆍ로크미디어ㆍ2021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 [Industrial Automation Oil & Gas Market]ㆍ2021
모도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Global AI in Oil and Gas Market – Growth, Trends, COVID-19 Impact, and Forecast(2023-2028)]
한인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 [석유 시추 현장에서의 AI 활용 및 기술동향]ㆍ2021
한국자원공학회지 [석유가스 개발사업의 인공지능기술 활용 현황 및 전망]ㆍ민배현ㆍ권서윤ㆍ박가영ㆍ정대인ㆍ2020
한국전력 www.kepco.co.kr
셸 www.shell.com
엑슨모빌 corporate.exxonmob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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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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