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2

월별 카테고리
2022.05.11 |

ESG is…

EㆍSㆍG 각 분야와 밀접한 화두를 중심으로 ESG에 대한 이해를 넓혀갑니다.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의 건강한 가치를 생각합니다.

인류는 지금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기후위기, 빈곤, 불평등, 심각한 사회ㆍ경제적 양극화 등이 그 위기의 실체입니다.

기존 질서로는 공멸(共滅)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는 대전환을 통해 신질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주목하면서 포용적ᆞ탈탄소 사회로 전환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창출), SV(사회적 가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등 용어들이 등장했고, 이 중 ESG는 매우 강력하고 핵심적인 키워드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ESG로 수렴되는 자본의 대이동

사회 변화에 ‘자본의 대이동’은 필수로 수반됩니다. 재무적 수익을 추종하는 전통적 자본과 박애자본ㆍ자선자본처럼 사회적 영향을 추구하는 자본은 각각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양극단의 자본은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재무적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최소한 사회적으로 해악을 주지 않거나, 사회적 영향을 창출하면서도 최소한 재무적으로도 수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두 자본이 수렴되고 있습니다. 책임투자, 지속가능투자, 임팩트 투자 등 ESG로 전 세계 자본이 대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협회(GSIA)에 따르면 ESG 투자규모는 2020년 말 기준 35조3천억 달러(전체 자산의 35.9%)에 이릅니다. 도이치뱅크 전망에 의하면 ESG 관련 규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35년에는 160조 달러로 증가합니다. 글로벌 ESG 채권 규모도 2021년 말 약 1천조 원에 이릅니다. 이러한 거대 자본이 기업에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으니 ESG의 주류화는 당연한 일입니다. 기존 질서 한계에 직면한 자본의 재조정이자 기존 질서가 초래한 각종 환경ㆍ사회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입니다.

<출처: GSIA,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 2020>

유럽연합(EU)은 강력한 ESG 자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큰 축은 세 가지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제로 자본 흐름 유도, 리스크 관리의 핵심에 지속가능성 관련 이슈 반영, 금융의 투명성과 장기주의 확산입니다. 그 하위에 10개 과제로 구성된 ‘지속가능금융 액션플랜’이 2018년 발표되고 관련 법과 제도도 만들어졌습니다. 그린과 소셜 택소노미(Taxonomy), 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 지속가능금융공시(SFDR) 등이 구체적인 결과물입니다. 이 체계는 다른 나라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급부상하는 전 세계적 아젠다, DE&I

그동안 ESG를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영역은 바로 환경(E), 그중에서도 ‘기후위기’ 이슈였습니다. 이어 사회(S) 영역, 특히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관련 이슈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DE&I란 다양성ᆞ형평성ᆞ포용성을 의미합니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DE&I 관련 이슈는 2020년 이후부터 급격한 우상향 추세를 보입니다. 이 흐름은 ESG 관심도 추이와 유사합니다.

<출처: Google트렌드(trends.google.com)>

DE&I는 인권에 명확하게 기반합니다. 세계인권선언문과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이 반영돼 있습니다. 주요 국가들과 국제사회는 법과 제도, 이니셔티브를 통해 DE&I 이슈를 확장했습니다.

이해관계자로 향하는 자본주의 나침반

DE&I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통해 구체화합니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이 DE&I 이니셔티브를 대거 내놓았습니다.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 2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들도 자발적으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을 통해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주주뿐 아니라 종업원,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최근 영국에서는 ‘BBA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BBA는 ‘더 나은 회사법(Better Business Act)’을 뜻합니다. 영국의 회사법 제172조를 개정해 기업의 목적을 주주 이익과 다른 이해관계자 이익을 동시에 고려하도록 하자는 운동입니다. 지역기업부터 대기업 등 1천 개 이상이 연합을 구성해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shutterstock.com)>

책임투자원칙 관점의 DE&I

책임투자원칙(PRI)은 국제적으로 DE&I와 관련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에 투자자가 집중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해 2월 초 발간했습니다.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 투자자를 위한 주요 활동 영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서 DE&I는 다음과 같이 설명됩니다.

○ 다양성(Diversity): 조직과 같은 주어진 맥락 내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음. 성별, 인종 그리고 성적 지향과 같은 정체성과 특성의 다양성에 적용될 수 있고 개인보다 집단 측면에서 언급됨.

○ 형평성(Equity): 사람들이 번영할 수 있는 공정한 접근, 기회, 자원ᆞ힘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함. 형평은 종종 평등과 혼동되는데 평등(Equality)은 특정 그룹에 존재하는 장벽과 불이익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대우받는 것을 말함.

○ 포용성(Inclusion): 개인의 고유한 강점과 정체성의 측면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활용해서 그들이 환영받고 가치 있으며 지지받는다고 느끼도록 조치를 취해 주어진 환경 내에서 개인이 가지는 권한부여와 참여수준임. 포용은 다양성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님.

위협 넘어선 기회의 파고

DE&I 이슈는 기업에게 위협이자 기회입니다. 프랑스 뷰티 제품 기업 세포라(Sephora)는 캘리포니아 칼라바스 매장 직원들이 인종차별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 흑인 가수로부터 고소를 당했습니다. 사건이 SNS로 확산되면서 기업은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포라는 미국 상점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전 임직원에게 인종평등 훈련을 진행합니다. 더불어 소셜 미디어에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을 진행한 활동가를 고문으로 임명했습니다. 자사 뷰티 브랜드에도 다양성을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미국 유통ᆞ패션 부문 기업 최초로 판매상품의 상당비를 흑인 소유 기업들이 만든 물건으로 구성하겠다는 ‘15% 서약(15percent pledge)’에 동참하는 등 DE&I 기업으로 거듭납니다.

<출처: 셔터스톡(shutterstock.com)>

투자자도 DE&I 이슈에 적극 대응합니다. 2021년 발표된 자산소유자 다양성 헌장(The Asset Owner Diversity Charter)이 그렇습니다. 자산소유자가 투자 산업 전반에 걸쳐 모든 형태의 다양성을 개선하기 위해 약속할 수 있는 일련의 조치를 공식화하는 취지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2년 투자 스튜어드십 정책 업데이트를 통해 다섯 가지 주제에 ‘이사회 다양성’을 포함했습니다. 그 목표치는 30% 이상의 다양성 확보로 제시됐습니다.

행동주의 투자자 단체인 애즈유쏘우(As You Sow)는 미국 화물철도 기업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 Railroad)에 2021년 제출한 DE&I 관련 주주결의안으로 81.4%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DE&I 프로그램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가능한 양적 데이터에 대해 더 많은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입니다. 여기에는 보호 대상 직원 계층의 승진, 모집ᆞ유지와 관련된 모든 목표, 지표ᆞ추세에 반영된 DE&I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한 이사회의 프로세스가 포함됩니다. 투자자와 시민사회 등의 요구에 따라 2021년 DE&I 보고서는 이전보다 더 많이 발행됐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래들리옐다(Radley Yeldar)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 편입기업 중 13%가 별도의 DE&I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1년 5월 7% 발간율에 비해 두 배가량 상승한 수치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일리언트가 미국 내 기업 300곳의 DE&I 임원을 대상으로 2022년 DE&I 예산(또는 자원)에 관해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9%가 확대 반영할 것으로 답했고, 특히 48%는 약 25% 이상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Traliant Insights [How to Build an Effective DEI Program]ㆍ2021>

DE&I로 모색하는 성공 전략, 홈디포 사례

미국의 주택개조 기업 홈디포(The Home Depot)는 조직 내에 다양성 최고 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를 두고 2021년부터 DE&I를 더욱 더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DE&I와 관련해 더 큰 영향을 창출하기 위해 2020년에 전략을 발표합니다. 이를 통해 세 가지 핵심 중점영역으로 동료(Associates)ᆞ지역사회(Community)ᆞ공급업체(Suppliers)를 지목합니다.

‘동료’ 영역에서는 조직 전반에 걸쳐 다양한 대표성을 확보하고 모든 직원이 소속감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채용ㆍ고용ㆍ교육ㆍ개발ㆍ승진 등에서도 평등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역사회’ 영역에서는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모두를 위한 향상된 교육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공급업체’ 영역에서는 다양한 공급업체 확장과 지출을 증대하고 멘토링과 자원 공유를 통한 다양한 협력사를 육성합니다.

홈디포 내 직원이 주도하고 경영진이 후원하는 7개의 ARG(Associate Resource Group)는 사업 목표와 정책, 특히 동료 개발, 다양성 인식 제고, 다양한 커뮤니티 파트너 참여 등과 관련된 정책을 지원합니다. 2020년 ‘배려하는 대화(Caring Conversations)’ 프로그램을 시작해 회사 고위 경영진과 직원이 인종, 민족 등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로 소통합니다. 아울러 시민권, 법률, 투표 등에 관한 전문가 강의도 진행합니다.

2021년 다양성 논의는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됐습니다. 홈디포는 2017년부터 DE&I를 증진하는 조직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3천5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합니다. 특히 다양성 동맹(Diversity Alliances)이라는 이름으로 각 단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흑인 청소년의 직업 기회 증대를 목표로 하는 ‘100명의 미국 흑인 남성(100 Black Men of America)’이 대표적입니다.

한편 공급업체의 다양성 확대 정책은 홈디포의 독특한 실험입니다. 여성, 소수민족, 참전용사, 장애인, 성소수자인 LGBTQ+ 등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공급업체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Tier I’ 공급업체에서 다양한 공급업체로 더 많은 지출을 유도하기 위해 ‘Tier II’ 공급업체 다양성 프로그램을 개발 중입니다.

홈디포의 노력은 홈페이지와 ‘ESG Report 2021’를 통해 공개돼 있습니다. ESG 보고서의 DE&I 페이지에서 다양한 인력 구축과 관련한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줍니다. 과소대표 소수그룹 비율, 인종ㆍ민족에 따른 인력 구성비율, 그리고 각 직급(관리자 이상ᆞ임원급ᆞ이사회)에 따른 과소대표ㆍ인종ㆍ민족의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0년 미국 노동인구는 백인 64%, 과소대표 그룹은 36%인데 비해 홈디포의 미국 인력 구성은 백인 52%, 과소대표 그룹 47%로 미국 전체 평균보다 홈디포의 다양성이 더 탁월한 것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2020ㆍ The Home Depot [ESG Report 2021]>

DE&I가 ESG의 중요한 이슈로서 전 세계에 걸쳐 급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이에 관해 우리나라는 이사회의 비율, 직원의 근로형태, 장애인 등 소수자 고용에 대한 성과를 보고합니다. 다만 국외에 비해 DE&I 관련 활동과 정보공개의 수준이 아직 단편적입니다. ESG경영 시대가 본격화한 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는 적극적인 대비는 첨예한 시장에서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데에 깊고 든든한 뿌리로 기능할 것입니다.


참고 · GSIA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ᆞ2020
          Deutsche Bank [Big data shakes up ESG investing]ㆍ2018.10
          European Commission [Renewed sustainable finance strategy and implementation of the action plan
          on financing sustainable growth]ㆍ2018.3
          Bussine Roundtable www.businessroundtable.org
          BBA betterbusinessact.org
          Impact on www.impacton.net
          PR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 Key Action Areas for Investors]ㆍ2022
          Diversity Project [Asset Owner Diversity Charter]ㆍ2021.6
          BlackRock [Investment Stewardship, 2‘/022 Policies Updates Summary]ㆍ2022
          UNION PACIFIC [Proxy Statement & Notice of Annual Meeting of Shareholders]ㆍ2021
          The Home Depot [ESG Report]ᆞ2021
          USC Annenberg Inclusion Initiative [Inclusion in Netflix Original U.S. Scripted Series & Films]ㆍ 2021.2
          Traliant Insights [How to Build an Effective DEI Program]ㆍ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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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CDP(환경 관련 투자자의 글로벌 정보공개 이니셔티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자 관점의 ESG와 ESG 관련 법, 제도 등 연구를 통해 시장과 사회 생태계의 건강한 구축 방향을 찾는 데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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