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2

월별 카테고리
2022.02.07 |

ESG is…

EㆍSㆍG 각 분야와 밀접한 화두를 중심으로 ESG에 대한 이해를 넓혀갑니다.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의 건강한 가치를 생각합니다.

ESG 개념이 정립된 초기에 출발점은 ‘3P’였습니다. E는 지구(Planet), S는 사람(People), G는 이윤(Profit)을 의미했습니다. 기업 경영의 영역을 주주의 이윤 극대화에서 인간존중과 지구환경으로 확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ESG 중에서 가장 범위가 넓고 의미가 불분명한 요소는 ‘S’ 카테고리입니다.

유럽연합(UN)은 2006년에 ESG를 투자 결정에 반영하자는 책임 투자 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발표했습니다. S의 대표적 구성요소로 인권(Human rights)ᆞ현대판 노예(Modern slavery)ᆞ아동 근로(Child labour)ᆞ근로조건(Working conditions)ᆞ노사관계(Employee relations)를 제시했습니다. 이 요소들은 사람(People)에 초점을 두며 직장과 노동에서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서구적 관점을 반영합니다.

그 이후에 ESG가 확산되고 수많은 ESG 개념과 평가체계가 개발되면서 S의 범위도 사회 공헌(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ㆍ공유 가치(CSV, Corporate Shared Value)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K-ESG에서 S의 의미와 동반성장

우리나라는 2021년 1월부터 ESG 경영 부각과 함께 본격적으로 ESG 평가를 시작했습니다. 그 열풍으로 ESG 평가체계는 수없이 난립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혼란도 커졌습니다. 상당수의 ESG 평가는 외국에서 사용되는 개념과 체계를 그대로 들여와 국내 기업의 상황과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 한국적 특수성을 반영해 개발된 ESG 평가는 글로벌 평가체계와 달라 해외에서 통용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여건을 반영하는 한국형 ESG 지표체계(K-ESG)를 개발해 지난해 12월에 발표했습니다.

상당수의 ESG 평가는 외국에서 사용되는 체계를 그대로 들여와 국내 상황과 맞지 않았다.
< 출처: 셔터스톡 (shutterstock.com) >

K-ESG에서 S는 22개 항목을 포괄합니다. 크게 사회적 책임/사회 공헌, 인권/정보보호, 동반성장 그리고 고용/종업원과 같은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동반성장에 해당하는 항목은 3개로 협력사 ESG 경영(협력사의 ESG 관련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를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 협력사 ESG 지원(협력사가 ESG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지원 전략과 계획 마련), 협력사 ESG 협약사항(협력사의 ESG 경영을 위한 교육, 기술, 금융, 인허가, 설비/장치 지원 협약)이 있습니다.

[K-ESG 중 ‘S’ 하위의 22개 항목]

K-ESG를 통해 접근하는 동반성장은 협력사의 ESG 경영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기업은 ESG 경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가치사슬로 연관된 협력사의 ESG 경영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또한 협력사에 잠재돼 있는 ESG 리스크가 전이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협력사의 ESG 경영에 한정해 동반성장을 정의하는 것은 협소합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동반성장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는데, 이를 ESG 경영지원만으로 압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기업들의 동반성장 활동과 성과가 ESG 평가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으면 향후에 기업들이 동반성장 노력을 소홀히 하게 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K-ESG에는 지속가능한 경영 관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을 반영하는 항목이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형 동반성장과 국내 기업의 현황

동반성장은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도입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의 한국형 모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동반성장이 도입됐습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제적 불균형이 극심해지고 이로 인한 대립과 갈등이 첨예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10년 9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선도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다양한 동반성장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많은 대기업이 상시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전담조직을 설치 및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초기의 동반성장 1.0은 대기업이 협력사의 불만을 해소하고 불공정거래 관행을 근절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협력사의 만족도를 조사해 거래 공정성, 편리성, 대금 지불, 임직원 청렴도 등에 관한 불만요인을 파악하고 거래 관행의 개선에 반영했습니다. 거래의 공정성은 동반성장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입니다.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불공정거래 관행이 남아 있다면 동반성장의 원초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동반성장은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도입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의 한국형 모델이다.
< 출처: 셔터스톡 (shutterstock.com) >

협력사와 거래하는 관계에서 불공정성과 불만이 해소된 다음에 부족한 투입자원(Input resources)을 보강해 주는 동반성장 2.0으로 넘어갑니다.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 자금, 인력 등을 공급해 주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일부 대기업은 청년을 대상으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해 협력사의 구인난과 청년의 구직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중소기업의 부족한 것을 채우는 지원 방식의 동반성장은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시혜성 지원이 오히려 협력사의 대기업 의존도를 높여 자생력을 저하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일방적 지원을 벗어나 협력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 동반성장 3.0입니다.  유기적이며 밀접한 기술과 경영 컨설팅을 제공해 원가절감ㆍ생산성 향상ㆍ품질 혁신을 이룩함으로써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공급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대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윈윈(Win-Win) 효과를 내는 동반성장이 가능합니다.

앞선 단계들을 넘어 산출물의 가치를 높이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 관계(Partner Relationship)로 발전한 것이 동반성장 4.0입니다. 신기술의 공동 개발과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벤처기업과 협력해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모델도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신기술의 공동 개발과 해외시장 동반진출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벤처기업과 협력해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것이 사례다.
< 출처: 셔터스톡 (shutterstock.com) >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도 스타트업 초청 박람회를 개최하고 기술력이 우수한 신규 업체를 발굴해 거래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단계인 동반성장 5.0은 직접 거래하는 협력사뿐만 아니라 간접 거래하는 2ㆍ3차 협력사와 협력사의 근로자까지 확대해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까지 발전한 국내 대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합니다.

K-ESG와 동반성장의 바람직한 방향

동반성장은 불공정 행위와 달리 정부가 강요하거나 법률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동반성장을 잘 추구한다고 인정하고 상을 줄 수 있지만 못한다고 해서 비난하고 처벌할 수 없습니다. 동반성장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이행해야 진정성 있게 추진되고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반성장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은 K-ESG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한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 노력도 확대되고 발전할 수 있다.
< 출처: 셔터스톡 (shutterstock.com) >

다만 기업 자율로 동반성장 활동을 수행하고 꾸준히 발전시키기는 쉽지 않습니다. 동반성장 활동에 단기적으로 많은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반면, 그 성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동반성장 성과를 재무적 관점에서 측정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동반성장 성과를 올바르게 측정하고 정확히 평가하는 방법은 ESG가 유일합니다. 따라서 장차 한국형 동반성장이 K-ESG에 반영되는 것을 기대할 만합니다. 동반성장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업은 K-ESG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투자가 활성화되고 기업가치가 상승합니다. 이에 따라 동반성장 노력도 확대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 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win-win.or.kr)
                 동반성장위원회·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2020 동반성장백서]ㆍ2020
                 산업통상자원부·한국생산성본부 [K=ESG 가이드라인 1.0]ㆍ2021
                 [ESG 평가체계 현황과 특성 분석]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ㆍ2021
                 대한상공회의소 [ESG 경영 안착을 위한 ESG생태계 구성원의 역할] ㆍ2021.7
                 [한국기업들의 ESG경영을 위한 변화] 이준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ㆍ2020
                 [한국경제, 동반성장, 자본주의 정신(파람북)] 정운찬ㆍ2021
                 [위험전가형과 위험분담형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유형과 공정거래 발전방안 연구] 정인석 중소
                 기업연구원ㆍ2009
                 [상생협력법상 대·중소기업간 협력 강화 방안 연구] 조혜신ㆍ최수정 한국법제연구원ㆍ2018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과제] 홍지승ㆍ홍석일 산업연구원ㆍ2011
                 United Nations Global Compact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Brochure 2021]ㆍ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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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 대학에서 교수로서 마케팅(유통전략)을 가르치고 있다. 매체를 통해 ESG 추세를 면밀이 짚어내면서 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데 있어 당면한 문제와 지배구조 혁신에 기반한 동반성장의 가능성을 고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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