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혁명 이끄는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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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글로벌’을 화두로 국외 도시들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들을 소개합니다.
프랑스(France)는 대표적인 환경 선진국입니다.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탄탄한 연대로 기후위기를 극복합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외치게 한 인류 공동의 협정이 프랑스에서 탄생한 것은 숙명일지 모릅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프랑스는 2019년 탄소중립을 법제화하고 체계적인 행보로 기후위기에 대응합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과 순환 경제 전환이 궁극적인 비전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대대적입니다. 프랑스는 2050년까지 약 900만~1천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재편법 추진에 필요한 법령들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단계별 구체적인 목표 설정도 눈에 띕니다. △2025년까지 매립되는 폐기물 양 절반으로 감축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퇴출 △2030년까지 화석연료 에너지 비율 40% 감소 △2030년까지 원자력 비율 50% 감소 등이 그것입니다.
친환경 산업 육성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도 병행합니다. 최근 발표한 ‘France 2030’에 따르면 향후 탈탄소를 위한 그린에너지 사업 분야에 80억 유로, 저탄소 항공기와 친환경 차량 생산 등에 40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앞두고 있습니다.
참고로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탄소흔적 법령을 제정한 국가입니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프랑스 내 주요 은행, 보험회사, 퇴직금고, 펀드관리회사, 재단법인 등은 투자 전략 외에도 기후위기 관련 정보와 관계성을 고객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합니다.
위기에 맞서는 용감한 시민들
“프랑스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보호를 보장하고 기후변화에 맞서 싸운다.”
올 3월, 프랑스 헌법 1조 개정안에 새롭게 삽입될 문구가 소개됐습니다. 이는 기후시민의회(Convention Citoyenne pour le Climatㆍ이하 CCC)가 제안한 내용입니다. 당시 프랑스 국회는 압도적인 지지(찬성 391ㆍ반대 47ㆍ기권 115)를 받아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본 개정은 7월 상원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안타깝게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담는 헌법 1조에 환경보호와 기후위기 관련 의지를 담겠다는 시도는 세계에 매우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CCC는 2018년 프랑스를 뒤흔든 유류세 인상 정책과 이를 철회한 노란조끼 시위의 전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발족한 시민기구입니다. 성별, 나이, 지역 등 인구 대표성을 반영한 무작위 추첨으로 150명을 선발했지요. 민주적인 참여와 협의로 기후변화와 전반적인 생태 관련 대응책을 논의합니다.
C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40%까지 줄이는 149개의 제안이 담긴 460쪽 분량의 보고서로 화제를 낳았죠. 고속도로 속도제한을 130㎞/h에서 110㎞/h로 하향 조정하거나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 상품에 대해 국경세를 도입하는 식입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건물 리노베이션 의무화나 출퇴근과 통학 시 자전거 이용 등도 포함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CCC에서 제안한 정책 일부를 정부 권한으로 의회 표결 또는 국민투표에 부치고 빠른 시일 내 시행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우리 사회와 가장 밀접한 시민조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입니다.
파리지앵의 에코 라이프
환경보호를 위한 프랑스의 노력은 생활 속에서 계속됩니다. 프랑스 정부는 2016년 7월부터 플라스틱 쇼핑백의 무상 제공을 금했습니다. 대신 종이 쇼핑백이나 재활용 봉지, 친환경 소재 가방을 권하지요.
2017년에는 미세 플라스틱 함유 화장품이 금지 대상에 오릅니다. 2020년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컵, 플라스틱 면봉을 금지했고 2021년에는 빨대, 용기도 제재 관리 대상입니다. 내년부터는 1.5kg 미만의 채소와 과일 판매 시 포장 재질이 관리되며 2023년에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관련 일회용 식기도 전면 금지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국 기업의 동참으로 더욱 힘을 얻습니다. 에어프랑스(Air France)는 2019년 말까지 2억 1천만 개의 일회용 관련 품목을 없애고 재활용 재질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죠.
세계 최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까르푸(Carrefour)와 오샹(Auchan)은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는 유럽 플라스틱 협정에 서명합니다. 이후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을 수거하는 기계를 설치했습니다.
천연재료를 이용해 신발을 만드는 베자(Veja)도 있습니다. 베자는 공정무역으로 브라질 아마존 등지에서 채취한 천연고무 등의 원료를 공급받아 현지 공장에서 신발을 제조합니다.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베자 사랑은 대단합니다. 기업의 환경 존중 노력과 도덕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입니다.
미래와 환경을 생각한 호텔도 등장합니다. 파리(Paris) 9구에 위치한 오페라 리에쥬(Opéra Liège)가 대표적인데요.
2020년 오픈한 이곳에서는 나무로 만든 카드키, 대나무 칫솔과 알약 치약, 일체형 고체 비누, 네스프레소 종이 캡슐 등이 손님을 맞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호텔 그룹 아코르 또한 2022년까지 전 세계 모든 호텔에 이 같은 정책을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죠.
넷제로(Net Zeroㆍ온실가스 배출량이 흡수량 이하로 순배출량 0에 이른 상태)를 지향하는 파리지앵의 삶은 이제 당연한 일상입니다. 다양한 친환경 상점과 일회용품 금지 식당, 2018년부터 제로 웨이스트(Zero Waistㆍ폐기물 방지를 목표로 한 모든 제품의 재사용) 실험을 진행 중인 파리 10구, 지속적인 생태 프로젝트까지 차근차근 환경의 미래를 그려나갑니다.
프랑스는 18세기 시민혁명으로 근대 민주주의를 개척한 선진국입니다. 선두주자의 광폭 행보는 세계 각국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프랑스의 환경혁명이 후대에 어떤 역사로 남을지 상상할 만합니다.
참고 · 기후시민의회 (www.conventioncitoyennepourleclimat.fr/en)
코트라 (www.kotra.or.kr)
프랑스 행정부 (gouvernement.fr)
프랑스 외무부 (www.diplomatie.gouv.fr)
OECD 대한민국 대표부 (overseas.mofa.go.kr/oecd-ko/index.do)
[주요국 탄소중립 기술정책 동향: G7 국가 탄소중립 기술정책 동향 분석 및 국내 정책 방향성 제언] 이구용ㆍ이민아 ㆍ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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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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