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쇼크와 그린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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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석유화학, 에너지 업계 중심의 동향을 짚습니다. 투자 트렌드와 함께 정보 탐색에 도움이 될 만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Madrid)에서 최근 전등 대신 촛불을 켜는 집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전기 요금이 1년 사이 5배 이상 뛴 영향입니다. 스페인은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발전이 일찍부터 자리 잡은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주요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3배 이상 급등하자 극심한 전력난이 일어났습니다. 현재 이러한 ‘에너지 쇼크’를 경험하고 있는 나라가 적지 않습니다.
공장 멈춘 중국, 추위 닥친 유럽
에너지 업계의 변화는 매우 빠르고 복잡합니다. 그런데 올 하반기 시장의 변화는 파악 불가라는 단어 외에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글로벌 정치 리스크ㆍ친환경 에너지 전환ㆍ기후위기 등 불확실성을 불러오는 이유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커집니다. 이러다가 세계 경제가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노력을 기울일수록 재화, 에너지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함을 뜻한다.
요즘 국제 뉴스를 보면 귀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에서 전기 요금이 10배 가까이 뛰었다거나 중국에 석탄이 없어 공장 가동을 멈춰 세웠다거나 하는 식이죠. 심지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 북반구 국가들이 겨울철 난방을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도 자주 들립니다. 우리나라를 강타한 ‘요소수 대란’도 자동차 배출가스를 제어하면서 시작된 문제니 일종의 에너지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수요와 공급이 여러 측면에서 어긋나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석유가 대표적입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지난 10월 배럴당 80달러(USD)선을 넘어서며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니 대체재 성격인 천연가스 가격도 고공행진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석탄 가격도 ‘움찔’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은 호주와 석탄 수입을 두고 기싸움을 펼치고 러시아는 천연가스 밸브를 놓고 유럽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 합니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망까지 엉키고 있으니 에너지 쇼크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각종 광물 가격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구리 가격이 한 달 사이 10% 넘게 뛰는가 하면 니켈, 알루미늄, 아연, 주석, 코발트 등 주요 산업 원자재들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대량 생산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보하는 등 사회가 친환경 체재로 바뀌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충돌! 국가 간 힘겨루기
국제 사회의 정치 리스크는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격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점점 대립각을 세우며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시대 이전에는 ‘가장 저렴한 나라에서 물건을 만들어 수입하면 된다’는 논리가 통했지만 현재는 아닙니다.
한국경제TV의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기면 중간재 수급에 관련된 업체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입습니다.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애플이 아이폰 목표 생산량을 줄이고 제너럴모터스(GM)가 자동차 공장 가동률을 일부러 낮추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그 파장은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국가별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를 무려 외교에 활용하고 있는 러시아, 기후위기 등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경제 발전에만 몰두하겠다는 인도 등이 대표적입니다.
미국의 경우 하나금융투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6.2% 상승하며 199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변동성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전년비 4.6%로 시장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습니다. 물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가계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민간 투자가 약화한다는 점에서 경고등이 켜진 것이죠.
일상생활 직격탄, 투자 심리 위축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일상의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그린플레이션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기업 생산 비용이 늘어나며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날 테니까요. 겨울철 난방은 같은 수준인데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탄소중립으로 지불 가격을 2배 가까이 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는 마찬가지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입니다. 필수재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그만큼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물건을 만드는 데 원가부담을 느껴야 합니다. 게다가 주식 시장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기 투자자는 합리적인 비교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전혀 예측하기 힘들다면 기초 체력이 튼튼한 기업 또는 대체투자처를 찾는 것입니다. 물론 평상시에도 이런 기업은 좋은 투자처입니다. 다만 그린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은 워낙 다양한 만큼 기업 유연성에 높은 점수를 주자는 취지입니다.
가치투자를 지향한다면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현금주의’ 원칙도 있습니다. 기업의 절대적인 이익보다 현금 흐름을 최우선적으로 보자는 뜻입니다. 무작정 현금성 자산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보다는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나고 유보율이 높은 회사를 택하는 식입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팬데믹 초기에는 각국이 제조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습니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리쇼어링(Reshoringㆍ제조업 기업의 본국 회귀) 열풍이 불기도 했지요. 반도체 같은 첨단 장비의 몸값이 높아지자 미국, 유럽, 중국 등은 저마다 생산시설을 만들며 장점을 내세웠습니다.
그린플레이션의 시대에 역설적이게도 가장 중요한 화두는 탄소중립입니다. 지구가 많이 아프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앞서 언급한 스페인 전력대란 사례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평소보다 바람이 너무 안 불어 풍력발전소 효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에너지 자립에 대한 세계의 욕구는 점차 커질 것입니다. 태양광ㆍ풍력만으로 에너지 자립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깨달은 스페인은 추후 어떤 선택을 할까요. 또 이를 지켜본 주변 국가들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참고 · 산업통상자원부 (www.motie.go.kr)
에너지경제연구원 (www.keei.re.kr)
하나금용투자 리서치센터 (www.han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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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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