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 몰디브의 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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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과 ‘글로벌’을 화두로 국외 도시들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들을 소개합니다.
몰디브(Maldives)는 전형적인 소도서국가로서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과 관광객 과잉에 따른 무분별한 섬 파괴는 심각한 재앙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몰디브에 환경보호는 곧 생존을 의미합니다. 친환경ㆍ에너지 효율화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몰디브의 오늘을 집중 조명해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지혜를 축적해봅니다.
서서히 가라앉는 지상낙원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ㆍ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발표한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몰디브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약 80년 뒤인 2100년 세계 해수면 평균 높이가 최소 1.1m, 최대 7m 가량 높아진다고 합니다.
보고서 예측이 사실이라면 몰디브는 사라질 일만 남았습니다. 몰디브는 국토의 80% 이상이 해발 1m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형을 가졌습니다. 벌써 섬의 90%가 홍수에 따른 피해를 입었으며 해안선 97% 이상이 침식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공격적인 행동에 나섭니다. 특히 선진국의 인식 개선을 촉구한 수중 내각회의가 유명한데요. 2009년 10월 17일, 모하메드 나시드(Mohamed Anni Nasheed) 전 몰디브 대통령과 장관 13명이 기후위기에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며 바닷속에서 회의를 개최합니다. 잠수복을 입고 산소통을 멘 채 성명서에 사인하는 이들의 퍼포먼스는 세계적으로 화제를 낳았죠.
탄소 배출 제로화 선언
몰디브의 환경보호 노력은 구체적이고 집요합니다. 일례로 몰디브는 몬트리올 의정서(Montreal Protocol on Substances that Deplete the Ozone Layer)에 게재된 목표를 달성한 소수의 개발도상국입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 약 100종의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고자 1989년 1월 발효된 국제 환경 협약입니다.
몰디브는 의정서에 명시된 클로로플루오로카본(CFCs, 냉매ㆍ발포제ㆍ세정제 등)을 10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몰디브 환경ㆍ기술 장관 아미나스 샤우나(Aminath Shauna)는 “몰디브는 매우 작은 국가이며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해 몰디브가 한 일을 세계가 할 수 없는지 알려주고 싶었다”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몰디브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26%를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기후완화를 위한 청정 에너지 사업(Clean Energy for Climate Mitigation)을 전개합니다.
핵심은 에너지 효율화와 탄소 제로 실현입니다. 사실 관광업과 그에 기반한 서비스업 비중이 절대적인 몰디브에서 탄소 제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석유, 가스, 석탄 등이 나지 않는 몰디브는 주로 수입 화석 연료에 전력 생산을 의존하는데요. 이는 몰디브의 각 섬이 에너지와 국제 정서에 매우 민감함을 의미합니다.
특히 몰디브가 국외로부터 수입하는 디젤 연료 중 약 42%는 리조트 내 전력에 이용됩니다. 그만큼 탄소 제로는 몰디브 기간산업의 전체 틀을 흔드는 문제입니다.
해결책은 지리적 이점을 살린 태양열에너지입니다. 몰디브는 적도에 위치한 특성 덕분에 연간 280일 이상 날씨가 맑습니다. 하루 평균 일조량은 4.5~6 킬로와트시(kWh)로 연간 약 400만 메가와트(MW)까지 전력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런 연유로 섬 곳곳에 다양한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자리합니다. 각 에너지 효율을 측정해 보완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율을 높여 기존 에너지 의존도를 점차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폐기물 처리도 과제입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2018년 몰디브의 수도 말레(Male)에서만 하루에 플라스틱 병 약 28만 개가 버려졌다고 합니다. 관광객 방문이 많다는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처참한 수준입니다.
몰디브 정부는 2025년까지 일회용품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재활용 연구와 크고 작은 협업 프로젝트도 병행합니다. 그 결과 몰디브 내 주요 섬들이 ‘플라스틱 프리’를 선언하며 새로운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빛을 발한 사례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인공섬
훌루말레(Hulhumale)는 몰디브의 대표적인 친환경 프로젝트입니다. 말레에서 북동쪽으로 8㎞ 거리에 위치한 훌루말레는 해저 모래를 간척해 세운 인공섬입니다. 1997년 개간을 시작해 2002년 1차로 완공된 뒤 점차 규모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가라앉지 않는 섬으로 유명한데요. 자연친화적 교통과 건축물을 포함해 도시 건설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훌루말레는 전체 사용 에너지의 약 3분의 1을 태양열에서 얻습니다. 뿐만 아니라 빗물을 모아 수자원으로 재활용하고 건물과 길에서 발생하는 여분의 열을 보존해 다른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합니다.
탄소 발생의 주범인 교통 시설 관리도 철저합니다. 섬 내 이동은 버스나 트램 같은 공공 교통수단과 자전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주택 단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시설을 완비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누구나 공평하게 거주하는 차세대 모범 도시를 실현한 셈이죠.
기후변화는 모두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지구환경과 생존 앞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위기 수준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첨단기술력이나 자본 없이도 꾸준한 노력으로 세계 시장에 목소리를 높이는 몰디브의 노력은 분명 주목할 만합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 현실에 촘촘히 적용하는 시도가 소중합니다. 작지만 당당한 나라, 몰디브의 당찬 발걸음에서 또 다른 자신감을 배웁니다.
참고 · 코트라 (www.kotra.or.kr)
에너지경제연구원 (www.keei.re.kr)
한국에너지공단: 몰디브 에너지 현황 및 정책 보고서
몰디브 관세청 (www.customs.gov.mv)
[몰디브 칸두마섬의 에너지저장장치를 포함한 태양광에너지 시스템 경제성 분석] 정태용ㆍ김동훈 ㆍ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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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서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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