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 믿었는데, 이제 그만!
지난 이야기Oh, My Kids!
Oh, My Kids!
부모들을 위한 육아 지침을 정리합니다. 학령별 놀이 콘텐츠, 대표적으로 봉착하는 육아문제 등 유용한 정보를 살펴봅니다.
“시험을 못 봤을 때 ‘시험을 못 봐서 속상해요. 엄마한테 혼날 거예요’ 라며 자신을 걱정하는 아이와 ‘시험을 못 봐서 걱정이에요, 엄마가 엄청 속상할 거예요’ 라며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보다 양육자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는 순간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시작됩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가스라이팅은 사실이나 진실 왜곡에서 시작됩니다. 피해자는 자신의 현실에 의문을 갖고 판단력을 잃습니다. 그래서 타인에 통제된 생활이 자신의 현실이고 당연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가스라이팅은 주로 남녀 사이의 문제로 인식돼 왔습니다. 뚜렷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일부 이성 관계로 범위를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스라이팅은 우리 주변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합니다. 가정, 학교, 군대, 직장 등 주로 친밀하거나 밀접한 관계에서 이뤄지죠. 특히 부모ㆍ자녀 사이의 가스라이팅은 분명한 폭력임에도 사회적으로 만연하다는 이유로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모에게 상처를 받으면 아이는 정서적ㆍ육체적으로 큰 타격을 입습니다.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여러 징후를 남겨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 진출을 막습니다. 가정에서 의도치 않은 가스라이팅 사례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전합니다.
———
Q.
“초등학생인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우 관계를 샅샅이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 스케줄 관리도 전담하고요. 혹 틀린 걸까요?”
———
A. 부모로서 이상한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한 간섭과 집착으로 이어진다면 문제입니다. 아이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욕구도 높아질 겁니다. 그 간극을 채우지 못하면 불필요한 감정싸움이 시작됩니다.
가스라이팅의 핵심 중 죄책감 발아가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감정을 교묘하게 조작해 죄책감을 심는 것이죠. 애정이란 이유로 너무 과한 일을 요구하진 않나요? 양육자가 원하는 답이나 행동을 얻지 못한다고 아이가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
친구 몇 명은 몰라도 전체 상황을 양육자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스케줄 관리의 주도권도 넘겨야 하겠죠. 수직적인 보고와 통보는 성인 사이에서도 오래 존속하기 힘듭니다.
평소 다양한 주제로 자녀와 대화 시간을 늘리기를 권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토대로 주변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최근 고민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대화 시간을 정례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약 학교나 교우 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보인다면 꼭 아이에게 먼저 상황을 묻습니다. 스스로 답을 생각할 시간을 주고 필요할 경우에만 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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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가 잘못할 경우 장시간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마음도 있는데 주위에서는 너무 엄하다고 지적해 혼란스럽습니다.”
———
A. 침묵은 최악의 방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아이들은 이러한 욕구가 더 높습니다. 가정에서 잦은 외면과 냉대에 지친 아이는 타인의 주의를 끌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이는 과잉반응으로 이어지거나 심할 경우 인지발달 부조화와 정신적 경직 상태로 나타납니다.
옳은 훈육의 첫걸음은 침묵과 정반대로 ‘대화’입니다. 충분한 대화로 잘못한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언어 속에서 왜 같은 모습을 반복해 내보이는지 인과 관계를 분석하고 답을 찾아냅니다. 답하고 싶어도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거나 단어 선택이 충분치 않을 수 있습니다. 급하게 채근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뮌헨 출신의 사회 심리학자 디터 프라이(Dieter Frey)는 의학적 차원에서 정서적 폭력이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합니다. 양육자의 감정 조절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정말 아이 때문에 화가 났는지 순간적으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외면하는지 검증이 필요하죠.
오히려 양육자가 편하다는 이유로 침묵이라는 행위를 반복하지는 않나요? 엄한 표정과 단호한 말투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
Q.
“운동선수 출신의 저를 닮아 아이의 체격이 크고 살집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남편이 아이를 자주 놀리는데요. 이 또한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해 부부 간 의견 충돌이 잦습니다.”
———
A. 아이가 조금이라도 싫다는 내색을 표했거나 반복적인 놀림이라면 제재가 필요합니다. 자칫 그릇된 외모지상주의를 심어줄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가스라이팅은 어려운 개념입니다. 일부 심리학자는 정서적 장애 혹은 정서적 억압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합니다. 괴롭힘과 놀림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유쾌하지 않은 모든 일을 가스라이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은 분명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작은 농담에도 크게 상처받는 사람이 있고 심한 모욕을 들어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만큼 정서적 피해는 제3자가 판단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더욱이 정서적 폭력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체도 피해를 입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다한 스트레스로 동맥이 쉽게 막히고 혈관도 탄력성을 잃는다고 하네요. 피의 흐름도 원활치 않아 심장 질환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조직인 뼈도 딱딱히 굳거나 성장이 멈추니 아이에게 최악의 상황입니다.
부정적이고 어두운 말은 독처럼 틈새를 파고듭니다.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마음의 상처는 빠른 시간 내 치유가 어렵고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양육자로서 공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KBS더라이브의
INFO. 가스라이팅, 이런 말은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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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임영주 부모교육연구소 (blog.naver.com/bumodream)
■ ~을 했어야지
주도적인 판단을 막고 착한아이 콤플렉스를 심어줄 가능성이 있다.
■ 넌 어려서ㆍ여자라서ㆍ남자라서 잘 몰라
스스로 한계를 느껴 사소한 도전도 포기하게 만든다.
■ 왜 그렇게 못 알아들어?
답이 명확하지 않은 질문은 불필요하다.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행동 개선을 유도한다.
■ 한 번만 더 해라
호기심이나 반항 욕구를 자극하기 보다 ‘~해줄래’ 같은 권유형이 적합하다.
■ 도대체 왜 그 모양이야
인격 비난이나 모독은 금물이다. ‘널 믿은 내가 바보지’ 같은 그릇된 감정도 아이에게는 큰 충격이다. ‘엄마도 생각해볼게, 함께 노력하자’, 혹은 ‘이런 점은 알아서 잘 하리라 믿어’ 같은 순화된 표현을 사용한다.
참고 · 보건복지부 (www.mohw.go.kr)
시사상식사전 : 가스라이팅
(terms.naver.com/entry.naver?docId=5138864&cid=43667&categoryId=43667)
[초등 자존감의 힘] 김선호ㆍ박우란ㆍ길벗 ㆍ 2019
[감정폭력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베르너 바르텐스ㆍ걷는나무 ㆍ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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