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찐리뷰 대방출
지난 이야기신박한 차박사
신박한 차박사
자가 운전자에게 도움 되는 차량 정보를 전합니다. 일상 정비 매뉴얼, 정비 용어사전, 시기별 관리 목록 등을 집약합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등장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공유경제는 소유의 부담을 덜고 여러 사람이 제한된 자원을 나눠 쓰는 경제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사업 모델이 등장한 덕분에 더는 낯설지 않은 개념입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뜻하는 카셰어링(carsharing)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코로나 시대 격동한 키워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카셰어링을 비롯한 각종 공유경제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타인이 쓴 물건이나 일정 시간 머물렀던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옮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상합니다. ‘코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카셰어링 업체들은 예상과 달리 여전히 분주합니다.
쏘카가 올해 초 발표한 2019~2020년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전반적인 수요는 줄었지만 이용 시간은 1년 사이 12% 이상 늘어났습니다.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의 예약 비중 격차도 줄었습니다. 휴가나 여행 등 목적으로만 쓰이던 과거와 달리 일상에서 활용 폭이 커졌음을 암시합니다.
인식 전환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린카는 2020년 12월에 이용자 4천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대부분 참가자들이 카셰어링을 안전한 이동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참여자의 82%가 코로나 시대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카셰어링을 선택합니다. 카셰어링 이용 시간과 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도 각각 59%와 66%로 높았습니다.
코로나로 안전과 비대면을 선호하는 소비자 욕구가 늘어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개인 또는 소수의 인원만 사용하고 캠핑이나 차박 같은 프라이빗 여행에 편리한다는 경쟁력도 큽니다. 업체들도 주기적으로 실내 소독을 진행하고 차내에 소독제 같은 용품을 비치하면서 안전 관리에 집중합니다.
차를 소유한 운전자 중에는 ‘내 차가 있는데 왜 굳이?’라고 의구심을 표합니다. 남의 차에 탑승하는 자체를 꺼릴 수도 있고요.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카셰어링을 써야 한다면 잘 모르는 것보다 제대로 알고 쓰는 게 좋습니다.
여기 자동차 소유와 사용 패턴이 각기 다른 세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카셰어링을 활용하는지 실질적인 경험담을 들어봤습니다. 전체적인 사용법과 장단점까지 포함합니다. 곧 다가올 여행이나 일상에서 카셰어링 이용을 고민하고 있다면 참고 삼을 만합니다.
리뷰 ① 50대 컨설턴트 A씨
“전기차 이용은 카셰어링이 정답”
서울 중심지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습니다. 평소 자주 이용하는 탈것은 두 대의 모터사이클입니다. 모터사이클만으로는 모든 이동을 해결할 수 없기에 수시로 카셰어링을 이용합니다. 요즘은 일부러라도 전기차를 선택합니다.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춰 새로운 기능을 경험하기에 좋습니다.
전기차를 사도 좋겠지만 거주지의 주차 여건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오피스텔 주차장은 전기차를 쓸 때 필요한 가정용 충전기의 설치조차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카셰어링은 주차 걱정 없이 전기차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카셰어링용 전기차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충전기가 있고 전용 주차공간도 배정돼 있습니다.
합리적인 요금도 장점입니다. 시간당 사용료는 일반 승용차보다 비싸지만 한시적으로 주행거리당 사용료를 받지 않고 있거든요. 일반 차량의 연료비에 해당하는 전기 요금이 공짜라는 뜻입니다. 사용 시간만 잘 맞추면 승용차로 카셰어링을 이용할 때와 비슷하거나 더 싼값에 이용 가능합니다.
대신 일반 전기차 소유주들이 겪는 번거로움은 똑같습니다. 예약한 시간에 차를 받으러 갔을 때 배터리가 필요한 만큼 충전돼 있지 않으면 정말 난감하지요. 이동 중 수시로 충전하느라 시간을 뺏기기도 합니다.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를 위한 값진 경험이지만 수고스럽기도 합니다.
리뷰 ② 40대 프리랜서 B씨
“효율적인 일정 만족, 제한적 사용은 불만족”
현재 두 대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 대는 아내가 주로 쓰는 가족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고 다른 한 대는 업무용 경차입니다. 제 경우는 출장이나 단기 여행으로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을 갈 때 카셰어링을 이용합니다.
지방 출장은 대개 당일치기 일정입니다. 렌터카를 써봤는데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KTX 열차가 운행하는 도시 대부분에는 역 부근에 카셰어링 업체가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긴 거리는 KTX로 이동하고 역에서 일이 있는 곳을 왕복할 때에는 카셰어링을 씁니다. 열차 안에서는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죠.
1박2일이나 2박3일 정도의 단기 여행에도 패턴은 비슷합니다. 렌터카를 기다리는 것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차를 확인하고 예약하는 카셰어링 시스템이 훨씬 편리합니다. 목적지 주변까지는 기차나 버스로 움직이고 도심으로 진입할 때는 카셰어링 차를 탑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도시 규모가 크지 않다면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차 종류가 제한적입니다. 평소 경차를 쓰다 보니 다른 곳에서는 조금 크고 편안한 차를 몰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막상 검색해 보면 경차나 소형차만 구비하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리뷰 ③ 30대 번역가 C씨
“10분 단위 예약이라는 혁신”
제주도 여행에서 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카셰어링이 좋은 점은 우선 차를 받을 때 렌터카 업체 직원을 일절 만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렌터카는 차를 받으려면 사무실에 직접 가서 계약서를 쓰고 키도 받는데 상당히 번거롭거든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아무래도 사람을 대하는 게 부담스러운데 그런 점에서 카셰어링이 조금은 안심 됩니다.
차를 쓰고 난 뒤 연료를 가득 채워 반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주유비도 차에 있는 주유카드를 사용해 결제하니까 필요할 때 아무 주유소나 들러 적당히 채우면 되고요. 사용 시간과 주행거리를 계산해 요금을 정산하는 시스템으로 연료 상관없이 차를 쓴 만큼만 요금을 내면 되는 거죠.
사용 시간을 10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렌터카 업체도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용은 어렵습니다. 또한 렌터카는 대여시간이 24시간보다 짧아도 무조건 24시간 요금으로 책정된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카셰어링이 아주 경제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여하는 차 크기와 이동거리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사용료가 비싸집니다. 제주도는 경쟁이 치열한 탓에 종종 아주 싼값에 렌터카를 대여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카셰어링은 이런 점에서 아직 기반이 약합니다.
사실 저렴한 렌터카를 골라서 이용하더라도 보험료 같은 부대비용과 연료비까지 포함하면 지출 비용은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짧게는 하루, 길어도 사흘 정도면 돌아오는 여행자라면 차이가 크지 않고요. 선택은 개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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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류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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