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사후 화학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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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꾼 화학’을 주제로 읽기 좋고 이해하기 쉬운 지식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간 삶을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개선한 화학사를 포함합니다.
막바지 더위가 한창입니다. 더위를 끝낼 오싹한 얘기가 필요합니다. 사후에 우리 몸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요? 유신론자나 관념론자라면 당장 죽음 이후 세계와 영혼부터 꺼내들 수 있겠죠.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팩트는 존재합니다. 오랜 세월 과학으로 입증한 실질적인 기록입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www.clipartkorea.co.kr) >
한여름 공포 특집
일단 죽고 나면 신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36℃의 체온에서 시간당 1℃씩 정도 주변 환경에 맞춰 함께 떨어지죠. 전문용어로는 시체냉각입니다.
신체 활동이 더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인체 내 소화효소들은 몸 자체를 소화시키며 분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 안 액체가 몸밖으로 흘러나옵니다. 액체는 곧 피부에 물집을 만들고, 물집이 터지면서 피부가 벗겨지죠. 여기까지만 해도 은근히 무섭습니다.
사망 뒤 1주일이 지나면 몸은 점차 부풀어 오릅니다. 시체는 왜 부풀까요? 위장 안에서 사람이 먹은 것을 소화시키며 살던 박테리아가 사람 그 자체를 먹어치우기 때문입니다. 시체의 양분이 박테리아 활동을 가속화합니다. 그리고 소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등 수많은 기체도 팽창에 한몫 하죠.

< 출처: 잡식백과 >
잡식백과 – 잡다한 지식을 전하다의
살아있다면 몸속 기체들은 여러 움직임에 힘입어 자유롭게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시체는 활동할 수 없죠. 세균이 많을수록 활발하고 신체부위별 부풀어 오르는 정도도 다릅니다. 남녀 모두 창자가 가장 크게 부풀어 오릅니다. 세균이 많은 소화기관과 뇌도 재빨리 사라지죠.
영화 <미이라(Mummy)>를 아시나요? 고대 이집트는 실로 높은 지식과 의학 기술을 갖춘 국가였습니다. 이집트 사람들은 신체의 부패 과정을 이미 숙지하고 있었죠. 그래서 미라를 만들 때 심장을 제외한 장기와 뇌를 먼저 제거하고 작업했습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똑똑한 이집트인조차 시체의 부패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부패 과정에서 무려 400여 가지의 화학물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죠. 악취도 무섭습니다. 결국 사망 두 달 정도가 지나면 내장과 살, 근육은 모조리 사라지고 뼈만 남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해골입니다.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다

<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
시체 부패는 공포스럽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다만 오늘날 이런 과정을 겪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대부분 화장(火葬)을 하기 때문이죠. 나라별 방식이 다른 가운데 한국은 관에 부장품을 넣어서 함께 불태웁니다. 그 과정에는 그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www.clipartkorea.co.kr) >
유족들은 고인의 뼛가루를 어딘가에 모시거나 땅에 묻습니다. 과거에는 종종 강에 뿌리기도 했지만 물을 오염시켜 현재는 불법입니다. 다만 해안선에서 5㎞ 이상 벗어난 바다에 뿌리는 것은 합법입니다. 매우 비싸지만 비행체에 실어 우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화장은 어쩔 수 없이 대기오염을 유발합니다. 화장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수십 가지에 달합니다. 먼지,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황산화물, 중금속, 불화수소, 염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다이옥신류 등이 그것이죠.
오염물질은 주로 시체에서 발생하지만 생전에 받은 치료로 몸속에 남아있는 여러 물질이 동시에 타면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화장터는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지자체의 관리를 받는 등 엄격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환경과 공존 생각하는 죽음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죽음 이후 장례 문화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사라지는 법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죠. 심지어 매장할 때 관 없이 시신 그대로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방법도 생겨나고 있지요.

< 출처: 바이온-리스폰스 (www.bioresponse.com) >
‘물화장’도 그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몸은 약 65%가 물이고 20%가량이 단백질입니다. 피, 근육, 콜라겐 등이죠. 알칼리 성분은 육체의 단백질과 지방을 용해하는 작용을 합니다.
물화장 방법은 간단합니다. 알칼리 성분인 수산화칼륨을 물에 첨가하고 시체를 담가 180℃ 정도로 온도를 맞춰 3시간 정도 가열합니다. 그러면 유골을 제외한 물질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불을 사용하진 않지만 화장과 비슷하기에 물화장(water cremation) 혹은 바이오 화장(bio cremation)이라고 불립니다.
시신을 처리한 용액은 DNA도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완벽히 분해됩니다. 환경 오염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이 방식은 일반 화장에 비해 대기오염 위험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도 7분의 1로 감소하죠. 유골은 화장과 마찬가지로 가루로 만들어 유족에게 돌아갑니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에 가까운 방법이지만 여러 논란으로 상용화는 아직 멀어 보입니다.

< 출처: 알고르단자 (www.algordanzakorea.com) >
누군가는 유골에서 다이아몬드를 찾기도 합니다. 우리 인체의 약 25%는 탄소와 탄소화합물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또한 탄소로 이뤄져 있죠. 대부분 몸속 탄소는 화장 과정에서 사라지고 유골에는 2% 내외만 남습니다.
당연히 유골에서 남은 탄소를 분리하면 매우 적은 양입니다. 하지만 소량의 탄소만으로도 충분히 그럴듯한 보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다이아몬드는 인공과 자연산을 구분하기도 어렵지요. 그야말로 영원불멸의 존재입니다.
물론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죽은 자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의 행동입니다. 자연을 생각한다면 부질없기도 하죠. 영국 출신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세상에는 전혀 모르면서 아무 말이나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어쩌면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서늘한 사후 현상은 모르는 게 나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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