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한 에너지의 교훈,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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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수중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선박입니다. 몰래 적진 영역으로 잠입 가능해 군사적으로 유용합니다. 해저 광물을 채취하거나 심해 환경을 연구하는데도 중요합니다. 물리적 강점으로 그리 낯설지 않은 잠수함이 석탄-석유-대체에너지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환의 아이콘임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요동치는 시대의 흐름
18세기 산업혁명은 석탄에서 출발합니다. 영국은 증기기관을 돌려 기존 자연 에너지를 압도하는 대량의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는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커다란 진전을 가져옵니다.
석탄은 모든 곳에 쓰였습니다. 당연히 함선의 에너지원으로도 쓰입니다. 아편전쟁 당시 네메시스호(Nemesis) 한 대가 청의 수백 척 군함을 무찌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네메시스호는 석탄을 기반으로 탄생한 철제 증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철갑 방어를 걸치고 무거운 대포를 실을 수 있었기에 적의 공격에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적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줍니다.
1904년 영국 해군으로 부임한 존 피셔(John Arbuthnot Fisher) 사령관에게는 큰 걱정이 있었습니다.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한 독일이 문제였습니다. 독일은 압도적인 힘과 기술로 영국을 앞지르며 해상을 장악합니다.
숱한 경험과 존재감은 영국을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함선에 실린 대포만큼은 영국을 능가하기 시작합니다. 피셔의 해답은 간단했습니다. 새로운 에너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칩니다. 바로 석유입니다.
석탄X석유 고차 방정식
당시 석탄을 사용한 큰 배들은 검은 연기와 함께 10㎞ 밖에서도 금세 눈에 띄었습니다. 반면 석유를 태워 모터를 돌림으로써 동력을 얻는 전함은 전혀 연기를 내지 않았습니다. 적에게 들킬 염려가 적은 겁니다. 석탄 배의 모터를 돌리는 데는 평균 4~9시간이 걸렸지만 석유 모터는 30분이면 완전히 가동됐습니다.
전함 한 척에 기름을 공급하려면 평균 12명이 12시간 동안 작업합니다. 석탄으로 같은 에너지를 얻으려면 500명이 5일 동안 삽질을 합니다. 심지어 석탄동력선은 석유동력선보다 엔진 무게가 3배나 무겁지만 끌 수 있는 크기는 작았습니다. 하루 연료량도 4배 가까이 차이 났습니다. 이는 당연히 함선의 운행거리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석탄 보급을 더 자주 해줘야 하니까요.
석탄동력선은 바람과 인력으로 가는 함선보다도 항해 거리가 짧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 발틱함대입니다. 러시아 함대는 일본과 싸우기 위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한 번에 가지 못하고 끊어서 움직였습니다. 모든 상황을 감안하면 분명 석유가 미래였습니다. 하지만 피셔의 주장에 대부분 난색을 표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영국에 꼰대가 많아서? 피셔가 말을 못해서? 아니면 그냥 업무가 바뀌는 게 싫어서? 전부 아닙니다. 결정적 이유는 영국에 석유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해 유전이 있지만 이는 바다에서 석유를 발견한 한참 뒤 이야기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영국에는 석탄 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영국에서 석유는 석탄보다 열 배 가까이 더 비쌌습니다. 국방과 관련된 무언가를 해외 에너지원에 의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세계 각국이 서로 밀접하지 않을 때 상당한 모험입니다. 반대의 뜻에 충분히 수긍이 갑니다.
피셔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건 당시 해군 장관이었던 윈스턴 처칠(Winston Leonard Spencer-Churchill)이었습니다. 앞서 시장 흐름을 읽은 처칠은 피셔와 함께 영국 해군의 체질 자체를 단숨에 바꿔버립니다. 이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이었습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결국 석유입니다. 영국과 미국, 러시아 그리고 동맹국이 가진 석유가 10이라면 독일과 동맹국이 가진 석유매장량은 채 1도 되지 않았습니다. 독일에는 석유가 나지 않습니다. 석유 양의 차이는 전장의 차이로 드러났습니다.
세계대전을 거치며 각 국가는 석유의 중요성을 인지합니다. 석유매장지를 점령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집니다. 현재까지 이어지는 몇몇 국가의 비극 중 상당부분이 이와 연관됩니다. 석유 매장량이 많은 국가는 막대한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피셔 때문에 벌어진 일은 아닙니다. 그가 아니었어도 석유로 향하는 시대 흐름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무게를 견디고 왕좌에 앉아라
찬란한 석유의 영광에 이어 여러 에너지원이 태동합니다. 이야기는 잠수함으로 돌아갑니다. 미래 잠수함은 어떤 에너지로 움직일까요? 일부에서는 핵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해 핵탄두를 장착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대중적인 풍력이나 태양력도 있습니다. 아직은 신기루 같은 핵융합 기술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가깝게는 수소연료 전지나 리튬이온 전지를 적용해 잠수함 능력이 대폭 향상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현이의 이바구의
이제까지와 다르게 독보적인 하나의 대세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에너지가 함께 부상하는 그림도 그려봅니다. 아마 다음 시대 에너지는 원산지보다 기술이 중요하겠지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전 시대 인류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일으킨 수많은 혼란만은 피했으면 합니다. 미래의 에너지는 모두가 갖기 쉬운 평화로운 에너지였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 사이언스올 (www.science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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