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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9 |

프런티어 인터뷰

S-OIL 이름으로 인연 맺고 있는 귀중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일과 삶, 기술 등 이야기로 값진 성취와 헌신을 들려줍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김형후 한국수달보호협회 책임연구원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야생 동물의 생존이 어렵습니다. 체계적인 노력과 신중한 접근으로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할 때입니다.”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제330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을 연구하고 개체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깊은 산과 강을 일부러 찾아다니고 매일 아침 수풀 속 배설물의 흔적을 좇는 삶을 가치 있다 말합니다. 26년 넘게 현장을 지킨 김형후 한국수달보호협회 책임연구원이 자신의 업(業)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 운동을 이야기합니다.

열정 가득 차오르는 마음

김형후 연구원과 수달의 인연은 오래전 학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김 연구원은 당시 유라시아 수달을 연구했던 일본 연구진과 공동 작업한 것을 계기로 수달에 빠져들었습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김형후 연구원은 초기 일본 전문가들과 유라시아 수달을 좇으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일본 연구팀과 동행해 남해안과 거제도 인근을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유라시아 수달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밤새워 자료를 읽고 낮에는 지역 주민의 안내로 산과 강을 뛰어다녔어요. 작은 발자국이라도 발견한 날은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졸업 뒤 지리산 반달곰을 연구하는 국립공원 기관에서 잠시 일하다 곧 멸종위기 동물을 연구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현재 강원도 화천의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야생동물 관련 연구, 기록, 강의, 실험과 분석 등 전반적인 학술 활동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각종 취재, 현장 방문, 동물구조와 보호, 세미나 운영, 환경 캠페인 같은 외부 활동을 병행합니다. 같은 전공의 연구진, 사육사, 수의사, 환경 전문가 등 쟁쟁한 실력의 동료들은 그에게 힘을 주는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생존게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달 13종이 분포합니다. 종에 따라 멸종 등급이 모두 다른데 취약종, 우려종 등 위험 관련 등급은 9단계로 나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유라시아 수달은 환경오염에 따른 서식지 파괴와 먹이 부족, 중금속 오염, 안전사고 등 여러 요인으로 위기에 처했습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일은 지속적인 학습과 남다른 사명감이 필요하다.

“원래 수달은 강이나 물 주변 바위 틈에 모여삽니다. 그런데, 80년대부터 도시 개발과 하천 정비 사업이 성행하면서 문제에 직면합니다. 수달이 숨거나 번식할 서식지 상당수가 파괴됐습니다. 한겨울에도 찬물에서 생활 가능한 수달은 그 모피를 얻으려는 밀렵꾼들에게 희생당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로드킬 같은 각종 사고까지 태어난 순간부터 생존 자체가 미션입니다.”

김형후 연구원에 따르면 유라시아 수달의 활동 영역은 개체당 15㎞ 안팎입니다. 보통 이 부근에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가 출몰합니다. 흔히 수달을 자주 본다는 착각은 물속에서 빨리 움직이는 수달의 특성과 미디어에 기인한 착각입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김형후 연구원은 매일 숲 속 작은 발자국이나 동물 배설물을 찾아다니며 위기 속 야생동물의 현실을 접한다.

“현장 조사를 위해 매일 새벽 강이나 계곡에 나섭니다. 수달의 배설물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정확한 개체 수 파악도 힘들지만 점점 모습을 감추는 현실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속적인 네트워킹으로 화제몰이

한국수달보호협회는 2009년부터 S-OIL과 함께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지킴이> 캠페인을 운영 중입니다. S-OIL은 지난 2008년 문화재청과 ‘1문화재 1지킴이’ 협약을 체결한 이래 보호 기금 전달은 물론 수달·두루미·어름치·장수하늘소 같은 천연기념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직원과 고객이 함께하는 현장 봉사활동과 커뮤니케이션, 대학생 서포터즈 운영 등 세심한 노력으로 협회를 지원합니다. 김형후 연구원은 지속적인 네트워킹이 본 캠페인의 의의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자발적인 참여와 꾸준한 홍보는 환경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위기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다시 주변 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면서 적극적인 환경운동가로 거듭난다는 설명입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환경부는 오는 2025년까지 도시 훼손지 25곳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수달 보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10년부터 시작한 대학생 천연기념물 지킴이단이 모범사례입니다. 지킴이단으로 선발되면 기본 교육 뒤 각지로 떠나 수달 서식지 청소와 관리, 구조 활동에 동참합니다. 장기적으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전파하는 매개 역할을 합니다. 실제 학생 때 지킴이단으로 활동했던 후배들이 같은 업을 선택해 동료로 만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세심한 관찰로 지켜보기 우선

일상에서 주의할 점은 정말 많습니다. 환경을 저해하는 물품 사용을 자제하고 철저한 분리수거와 주변 정화는 필수입니다. 먹이를 함부로 주거나 서식지에 발을 들이는 행위도 금물입니다. 무분별한 남획을 막는 제도적 개선과 안전망 구축도 시급합니다. 여기에 김 연구원은 추가로 당부합니다.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위기의 동물 위하는 삶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 수달

“계곡 주변이나 산속에서 새끼 수달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방문객 중 일부는 수달을 과하게 만지거나 안타까운 마음에 급하게 도시로 데려옵니다. 선한 뜻이지만 이는 부모와 자식을 떼어놓는 그릇된 행위입니다. 크게 아프거나 상황이 위급하지 않다면 2~3일 주의를 둘러보고 전문가 도움을 구하길 바랍니다.”


INFO. 한국수달보호협회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 수달의 보호, 연구, 응급구조 및 치료, 복원, 홍보 활동을 목적으로 2005년 3월 3일 설립된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소관의 기관이다.

INFO. 한국수달연구센터
수달과 다양한 야생동물에 관한 생태유전학적 연구, 호르몬을 이용한 생리학적 연구, 번식 및 증식연구, 종 복원 등의 연구를 실시하고 관련 결과를 학계에 보고한다. 아시아 최초의 수달 전문연구시설로써 환경교육 및 자연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사진 · 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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