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보러 ‘몽골’ 가지 않을래 ♬
지난 이야기오지게 오지여행
오지게 오지여행
소외된 지역 여정을 통해 글로벌 지역 환경의 보존 가치를 일깨웁니다.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그리며 새 여행지로 안내합니다.
몽골(Mongol) 여행은 순전히 별을 보려는 욕망에서 시작합니다. 한때 별에 미쳐 대기가 맑고 광공해가 없는 지역을 모두 찾아다녔습니다. 광공해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빛을 의미합니다. 도시에서 별 관찰이 힘든 이유입니다. 눈으로 볼 때와 달리 사진을 찍으면 도시가 위치한 쪽으로 프레임 한 켠이 허옇게 나옵니다.
별 관측 여행은 날씨와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눈으로 보는 별의 ‘끝판왕’은 은하수 관측인데, 북반구는 초여름부터 가장 찬란한 빛을 뿜어냅니다. 조건에 맞는 지역을 선정하자니 마지막 선택지는 몽골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몽골에 대해 스테레오타입의 장면을 떠올립니다. 사막을 걷거나 게르(Mongol Ger)에 머물거나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모습을 필연적으로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는 몽골의 진짜 속살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장면만을 모아놓은 하이라이트 영상일 뿐입니다. 예고편에 속아 영화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개의 나라, 몽골 공화국
몽골 인민 공화국(Mongolian People’s Republic)은 대한민국 국토의 15배나 되는 엄청난 면적을 자랑합니다. 국민은 고작 320만 명으로 인구밀도가 상당히 낮습니다. 1㎢에 두 명이 살다니 바늘 하나 꼽을 곳조차 없이 오밀조밀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비행기는 수도인 울란바토르(Ulaanbaatar)로 들어갑니다. 서울보다 7배나 면적이 크지만 인구는 145만 명에 불과합니다. 몽골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곳에 모여 삽니다.
몽골은 사실상 두 나라입니다. 몽골 공화국과 중국의 일부인 네이멍구 자치구(Neimenggu Inner Mongolia)입니다. 원래 몽골은 칭기즈칸(테무진ㆍBorjigin Temüjin)에 통일되기 전까지 수많은 부족집단으로 쪼개져 있었습니다. 통일 이후 한동안 국가 형태를 유지했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세기 이후 독립한 몽골 공화국은 과거 소련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네이멍구 자치구는 그냥 중국 땅입니다. 짧았던 제국 시절을 제외하고 몽골은 변방국으로 몰락하고 맙니다.
언젠가 네이멍구 여행에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몽골 사람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숙소 주인장과 주변 사람들은 모두 한족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몽골인처럼 옷을 입고 몽골식 천막인 게르에서 삽니다. 관광객에게 몽골 전통식을 대접하고 전통공연을 선보입니다.
오지라고 이름 붙은 수많은 지역들이 사실은 그럴싸한 민속촌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울긋불긋 초록 융단?
흔히 몽골을 평원이라 여기고 해발고도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몽골은 전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1천500m쯤 되는 고원 평야입니다. 위도상으로 북위 47도에 위치합니다. 겨울에 얼마나 춥고, 또 여름은 얼마나 짧을지 상상을 넘어섭니다.
몽골의 대평원은 울란바토르를 벗어난 즉시 펼쳐집니다.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꽤 많은 대평원을 체험했지만 몽골은 이 분야에서 단연 최고입니다. 대부분 평원의 풍광은 주변의 설산과 어우러진 초원의 아름다움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몽골은 산이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지평선뿐입니다. 대지는 끝없이 펼쳐진 초록색 융단과 닮았습니다.
초원 풀이 초록색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몽골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갈색이나 회백색도 있고 이제 막 돋아난 연둣빛도 어우러집니다. 녹색의 강도에 따라 가을 단풍처럼 울긋불긋한 평원도 많습니다.
어머니의 푸른 바다, 홉스골
< 출처: 몽골관광청 (www.discovermongolia.mn) >
별 관측을 위해 홉스골 호수(Lake Khövsgöl)로 향합니다.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약 700km 거리입니다. 차로 한 번에 가면 대략 14~16시간 소요됩니다. 몽골에서도 유명 관광지에 속하는지라 버스가 다닌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홉스골 호수는 몽골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입니다. 몽골 사람들은 이 호수를 ‘어머니의 푸른 바다’ 또는 ‘몽골의 스위스’라 극찬합니다. 호수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숙소가 몰려있는 곳을 제외하면 연중 한적합니다.
초원만 가득한 곳에 스위스라 불리는 곳은 어떨까 궁금했습니다. 막상 가보니 의문이 풀렸습니다. 답은 물이었습니다. 제주도 면적의 약 2배 크기 호수에서 풍부한 수량이 흘러나오는 덕에 일대의 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몽골은 황사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황사를 막기위해 고비사막(Gobi Desert) 근처에 끝없이 방풍림을 만들지만 소용없습니다. 험한 기후 탓에 방풍림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집입니다.
다행히 호수 인근은 그런 걱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우뚝 솟은 침엽수림과 뛰어난 수질의 물, 호수 주위를 감싸 안은 웅장한 산맥까지, 여행객들은 한동안 넋 놓고 주변을 바라봅니다. 대자연과 기후위기를 동시에 겪는 나라에서 우리의 과제를 고민해봅니다.
마음에 새긴 경이로운 지구
안타깝게도 여행 첫날 별관측은 실패했습니다. 숙소가 모여있는 구역은 인공조명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를 빌려서라도 멀리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곧장 숙소 주인장에게 오토바이 대여를 물었습니다. 숙소 주인은 ‘다와’라는 이름의 사내입니다. 먼 조상이 티베트 출신이라고 했습니다.
별을 좇아 몽골까지 일부러 찾아왔다는 말을 그는 꽤 진지하게 들었습니다. 이내 밤에 자기와 함께 배를 타고 나가자 권했습니다. 어차피 곧 그믐이라 날만 좋으면 대단한 장면을 볼 수 있다고 권합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호의는 일단 의심합니다. 그러나 호기심과 선의를 동시에 보인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곧바로 뱃삯을 치렀습니다.
새벽 한시 즈음, 가져간 옷을 최대한 껴입고 작은 배에 올라탔습니다. 반신반의했던 마음과 달리 호숫가 입구에서부터 탄성을 질렀습니다. 하늘의 보석이란 표현은 정말 구태의연합니다. 설탕 포대를 뿌린 것처럼 수많은 별들이 하늘과 호수에 가득했습니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www.clipartkorea.co.kr) >
별로 만든 하늘과 하늘빛이 그대로 반사된 투명한 수면, 수없이 떨어지는 별똥별까지 모두 황홀했습니다. 달을 건진다며 무작정 호수로 뛰어드는 취객의 기분도 알 것 같았습니다. 거대한 우주에 점하나 찍은 듯 자연 안에서 인간의 존재는 작고 미약할 따름입니다.
풍경을 눈에만 담는다는 말은 어쩐지 어색합니다. 그러나 그때만큼은 경이로운 지구의 신비를 오롯이 마음속에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원을 빌거나 사진을 찍을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오직 절정의 밤 하늘만을 만끽했습니다.
사람들은 가끔 오지를 헤매는 이유를 묻습니다. 답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저 당시의 별처럼 문명으로 잃어버린 흔적을 찾고 글감을 발견한다면 행복할 뿐입니다.
INFO. 몽골 (Mongol)
동아시아의 내륙 국가이다.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접하며 남쪽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내몽골 자치구가 있다. 13세기 초 칭기즈칸이 등장해 역사상 가장 큰 몽골 대제국을 건설했다. 평균 해발 1천600m의 고원 지대로 넓은 평원을 이루며 남부에 고비 사막이 펼쳐져 있다. 유목민의 후예로 말과 소, 양 등 다양한 가축을 키우며 여러 곳을 이동하는 삶을 살았다. 전통문화유산이 풍부하고 게르 등 이색 볼거리가 많아 관광지로 인기를 끌었다.
– 면적 : 156만4천116㎢
– 기후 : 대륙성 냉대 기후
– 언어 : 몽골어
– 인구 : 327만 명
– 수도 : 울란바토르 (Ulaanbaatar)
– 교통 : 한국에서 울란바토르까지 직항 노선 이용 뒤 버스 또는 국내선 항공편 이용
– 전압 : 220V
– 화폐 : 투그릭 (MNT, 1천 투그릭 = 약 3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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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두피디아 (www.doop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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