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26

월별 카테고리
2021.05.11 |
나 홀로 50km 걷기대회

나 홀로 50km 걷기대회

주간 2교대가 끝나는 날, 근무를 마칠 무렵 집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신 뒤 회사 정문을 나섰습니다. 공단을 오가는 대형화물차들 탓에 매연이 심한 길입니다. 다만 코로나 덕분이라고 해야할지, 마스크를 착용하니 문제 없었습니다.

퇴근길이 된 덕하하천변을 걸으며 이튿날 목표를 세웁니다. 입사 25주년을 돌이켜보며 ‘나만의 걷기대회를 열어보자’ 결심했습니다. 집에서 출발하는 50㎞ 코스를 짰습니다. 태화강에서 선바위-구영리-태화강국가정원-내황교-동천교-외솔교-삼일교를 찍고, 다시 내황교에서 현대자동차-미포조선-현대중공업해양플랜트를 거쳐 방어진회센터-슬도에서 종착지로 대왕암공원에 이릅니다. 머릿속에 경로를 그리는 사이 회사로부터 17㎞ 거리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나 홀로 50km 걷기대회

4월의 마지막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채비합니다. 물과 과일 등을 챙긴 뒤 집을 나선 것이 5시 40분경입니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막상 맑은 아침 공기를 마시니 힘이 납니다. 집에서 태화강 둘레길까지 1㎞ 정도는 이후 긴 여정을 생각해 빠르게 걷습니다. 강에 도착하니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잔잔한 강물을 바라보며 4㎞ 정도 걷습니다. 이내 울산 12경 중에 하나인 선바위가 보였습니다. 멋진 경치를 사진 찍고 돌다리 건너 구영리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태화강 둘레길까지 1㎞ 정도는 이후 긴 여정을 생각해 빠르게 걷습니다. 강에 도착하니 운동하는 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잔잔한 강물을 바라보며 4㎞ 정도 걷습니다. 이내 울산 12경 중에 하나인 선바위가 보였습니다. 멋진 경치를 사진 찍고 돌다리 건너 구영리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6시가 넘어 햇살이 비칩니다.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기에 걷기 좋습니다. 다운동 둘레길에 도착할 즈음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이 10㎞ 지점을 알려줍니다. 벌써 전체 25%를 걸었습니다. 햇살은 점점 더 따가워졌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에 도착했습니다. 십리대밭 그늘이 시원합니다. 대숲을 나와 아름답게 피는 꽃도 살핍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니 우리회사가 건립비 100억을 지원한 태화루가 나옵니다. 강과 잘 어우러진 자태를 한 컷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에쓰-오일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새록새록 돋습니다.

태화교를 지나면서 해를 피하기 위해 성남동 젊음의 거리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상점들은 아직 닫혀있습니다. 썰렁한 시장을 지나쳐 학성공원을 산책한 뒤 내황교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출발 뒤 20㎞를 돌파합니다.

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동천강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름 모를 새들이 반갑습니다. 외솔교 근처에서 운동하는 어르신들을 무수히 뵐 수 있습니다. 건강한 그 모습에 잠시 내 미래를 생각해 봤습니다.

동천강 둘레길의 끝은 삼일교입니다. 이쯤에서 휴대폰 앱이 이날 나 홀로 걷기대회의 절반 지점인 25㎞ 경과를 알립니다. 반이 지났다는 알림에 힘이 솟구쳤습니다. 완주 목표를 향해 호흡을 조절하면서 걸음걸이도 일정하게 내딛었습니다.

나 홀로 50km 걷기대회

태화강과 바다가 만나는 명촌교를 지날 때쯤 정오에 가까워졌습니다. 바다 풍경이 시원한 나무 밑에 자리 잡고 과일과 음료를 꺼냈습니다. 30㎞를 걸은 뒤 먹는 음식은 꿀맛입니다. 지나온 5시간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선물입니다. 바다를 향해 힘 있게 소리치고 스트레칭으로 뭉친 다리도 풀어줍니다.

다시 시작한 발걸음은 이날 가장 힘든 코스로 들어섰습니다. 현대자동차-미포조선-현대중공업해양플랜트를 지나는 10㎞입니다. 3㎞ 정도 바다를 보면서 걷고, 그 외에는 뙤약볕 아래 수없이 달리는 자동차들의 소음과 동행해야 합니다. 그래도 목표만을 생각하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습니다. 언젠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길과 만난다는 희망으로 힘을 다해 걸었습니다.

기어이 꽃바위길에 접어들었을 때 40㎞ 지점을 통과했다는 앱 알림이 울렸습니다. 이제 10㎞ 남았다는 생각에 힘이 절로 났습니다. 근처 망개공원 정상에 올라 마지막 휴식을 취했습니다. 의자에 앉아 시원스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니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합니다.

물로 갈증을 해소한 뒤 걸음을 재촉해 화암추등대 해상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탁 트인 바다 곁을 걸으며 의지를 다지니 45㎞ 지점에 맞춰 반가운 알람이 울립니다. 이제 5㎞만 더 가면 됩니다.

방어진회센터에 물고기들과 고기잡이 준비에 바쁜 선원들을 보는 사이에 슬도공원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대왕암공원을 50㎞ 여정의 종착지로 만들기 위해 슬도에서 끝에 위치한 등대를 찍고 다시 입구로 돌아왔습니다. 1년 전 트레킹에서 슬도는 30㎞ 정도 걸은 뒤 닿았었는데, 이날은 더 먼 여정으로 지친 상태이니 성취감이 두 배입니다.

대왕암공원까지 1.3㎞를 남기고 벅찬 감회는 힘든 마음을 이깁니다. 목적지에서 느낄 희열을 기대하기 무섭게 공원에 이르렀습니다. 관광객들이 없었다면 목청껏 소리라도 지르련만, 기념 사진 한 장으로 흥분된 심정을 달랬습니다.

12년 전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한 기억이 납니다. 100㎞와 50㎞를 달렸습니다. 입사 25주년을 기념해 50㎞를 다시금 완주하니 만족감이 큽니다. 이후 삶에 대한 각오가 새롭습니다.

대왕암공원 바닷물에 고생한 발을 담갔습니다. 최선을 다한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 홀로 걷기대회 대장정을 마무리합니다. “동기들아! 에쓰-오일에서 긴 세월을 함께해 고마웠고, 앞으로도 서로 격려하며 건강하게 생활했으면 합니다. 사랑합니다!”


글·사진 ∙ 피준호 사우 (탈황1팀)

[임직원 전용] 이야기 공유하기

에디터

편집실
S-OIL 편집위원을 비롯해 전 사업장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고객 여러분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편집실의 주인공이다.
NEWSLETTER

365일, S-OIL이 친근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