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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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0 |

에너지 부루마블

‘친환경’과 ‘글로벌’을 화두로 국외 도시들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살펴봅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책들을 소개합니다.

유럽 대륙 중앙에 위치한 스위스는 국토의 약 75%가 산악지대입니다. 해발 3천m에 달하는 알프스산맥과 빙하가 만든 영롱한 호수들,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진 숲까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합니다. 타고난 자연환경에 힘입어 스위스는 일찌감치 세계적인 청정 국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스위스는 환경 보존에 엄격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범 국가로 꼽힌다.
< 출처: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

성과와 수치로 입증하는 환경 강국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대기질 지수(Air Quality Index, AQI)를 보유한 나라입니다.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2년마다 발표하는 환경성과지수(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EPI)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2002년부터 시작된 환경성과지수는 자연, 대기, 수질, 기후, 해양 등 다양한 환경 여건을 조사해 성과를 정량화하고 국가별로 수치화합니다.

2020년 발표 대상에 속한 전체 180개국 가운데 스위스는 81.5점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 덴마크와 2위 룩셈부르크를 잇는 우수한 결과입니다. 앞서 2018년에는 87.42점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위) 2020 EPI 결과 중 상위 20개국을 나타낸 표. 참고로 같은 해 한국은 66.5점으로28위를 차지했다.
(아래) EPI를 구성하는 32개의 지표. 대기지수, 이산화 탄소, 농업, 땅, 수질, 오존 같은 여러 항목을 수치로 체계화한다.
< 출처: 예일 환경법 및 정책 센터 >

스위스도 과거 산업화 시기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폐해를 겪었습니다. 국가 주요 수입원으로 관광산업이 지배적이고 스위스에서 환경문제는 국내총생산(GDP)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만큼 크고 작은 문제와 주민 대립이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스위스인들에게 자연은 장기적으로 활용할 삶의 터전입니다. 자연히 1990년 대 초반부터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기업과 국민까지 똘똘 뭉쳐 자연 보호와 친환경 정책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일부 특권층의 강요가 아니라 주 · 마을 단위의 능동적 참여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성공 사례로 귀감이 됩니다.

지구상 유일무이한 자동차 없는 마을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관광지 개발에 대한 주변 우려에도 불구하고 체르마트는 1966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자동차 없는 마을로 운영 중이다.
< 출처: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

체르마트(Zermatt)는 스위스 알프스의 명산인 마테호른(Matterhorn) 산기슭에 자리한 마을입니다. 19세기 중반에 영국 출신의 산악인 에드워드 윔퍼(Edward Whymper)를 비롯한 7명이 마테호른을 정복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산봉우리에 대한 명성이 높아지자 전 세계 등반가와 여행객들이 몰려들면서 체르마트는 이내 몸살을 앓게 됩니다.

체르마트 주민들은 단호하게 대응합니다. 1966년 주민 투표로 소음과 매연이 발생하는 자동차 소유와 휘발유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합니다. 당시로서는 지구상 유일무이한 ‘자동차 없는 마을’을 선언한 셈입니다. 자동차의 빈자리는 이내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이모빌리티(e-mobility)로 대신합니다.

1988년에는 공공 전기 버스가 운행을 시작합니다. 현재는 전기 버스 500여 대와 전기로 움직이는 택시, 곤돌라, 케이블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도시를 누빕니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체르마트는 자동차 대신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자전거, 케이블카, 공공버스 등 다양한 대체 교통 수단을 활용한다.
< 출처: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

체르마트는 친환경 건축에도 애정을 쏟습니다.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가 대표적입니다. 해발 3천883m에 위치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서 자가 에너지 공급 ∙ 정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전망대 속 레스토랑 전면부에 설치된 태양 에너지 패널은 건물 난방을 돕고 정화 시스템이 하수 처리를 책임집니다.

‘산속의 크리스털’로 불리는 몬테 로자 휘떼(Monte Rosa Hütte)도 유명합니다. 몬테 로자 휘떼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회인 스위스 알파인 클럽과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이 협력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이 최첨단 산장은 태양 전지와 자체 열 발전소로 소모 전력의 90% 이상을 조달합니다.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사용량을 조절하며 특별 배터리에 태양열에너지를 응축했다가 흐린 날에 사용합니다. 방문객들이 숙박 중 뿜어내는 열기를 난방에 재사용할 만큼 에너지 낭비가 없습니다.

지속가능 목표로 체계적 전략 전개

스위스 수도 취리히(Zurich)는 과거 환경 오염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18세기 중세 시대부터 북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을 연결하는 교통 길목이자 직물 공업을 토대로 번성한 까닭입니다. 특히 19세기 수력발전을 이용한 중화학 공업이 성행하면서 맑은 하천과 호수는 오염되고 잿빛 콘크리트가 도시를 뒤덮습니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취리히는 자연환경, 복지, 교통, 삶의 질 등 여러 면에서 살기 좋은 선진 도시로 꼽힌다. 이런 취리히도 한때 환경 악화로 위기를 겪었다.
< 출처: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

1980년대 들어 취리히는 위기 상황을 직면하고 대대적인 도심 환경 회복에 돌입합니다. 취리히 주정부는 물론 전문가, 시민단체, 주민들까지 참여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하천 복구와 유해 공장 관리 등을 앞장서서 해결합니다.

취리히시(市)의 친환경 정책은 세계적으로도 본보기가 됩니다. 체계적인 전략을 앞세워 자연 보호와 도시 지속성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시 차원에서 ‘녹색 서비스 부서’를 표방하며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행정조직(Tiefbau- und Entsorgungsdepartement)이 대표적입니다.

‘토목 공학 ∙ 폐기물 관리’로 이름을 내건 이 조직은 친환경성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조성을 목표로 환경 분야 정책을 전담합니다. 공공시설 관리와 교통 정책 외에도 쓰레기 처리, 리사이클링, 자연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합니다.

EWZ라 불리는 전기절약 펀드 운영도 흥미롭습니다. 펀드에서 발생한 이익의 일정 부분을 태양열,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전기제품, 재활용 산업 등에 재투자하며 선순환을 일굽니다.

증명된 친환경의 미래, 스위스
스위스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인포그래픽. 2035년까지 1인당 평균 에너지 소비량은 43% 감소 등을 표기했다.
< 출처: 스위스 연방 에너지국(SFOE) >

스위스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목표로 국가 차원에서 강력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쓰레기와 각종 폐수를 재활용해 난방하고 여분의 전력을 생산하려는 노력도 두드러집니다. 스위스 내 각 도시와 주민들의 열정적인 참여를 떠올리면 이들의 목표 달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참고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www.kotra.or.kr)
스위스 연방 에너지국(Swiss Federal Office of Energy) (www.bfe.admin.ch/bfe/en/home.html)
취리히 그린 부서 (www.stadt-zuerich.ch/ted/d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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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서다희
[KTX 매거진], [프라이데이 콤마], [더 트래블러] 등 여행 ·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 독일 베를린으로 향해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의 이슈들을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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