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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0 |

신박한 차박사

자가 운전자에게 도움 되는 차량 정보를 전합니다. 일상 정비 매뉴얼, 정비 용어사전, 시기별 관리 목록 등을 집약합니다.

운전기사 없이 손님만 태우고 달리는 택시, 보복 운전 없는 편안함, 음성 인식만으로 가능한 주차 등은 흔히 꿈꾸는 자율 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 시대의 장밋빛 미래입니다.

어린 시절 공상 과학 영화에서만 봤던 돌연변이 자동차가 스크린을 뚫고 나와 현실화할 날이 머지않았나 봅니다. 미래의 자동차가 좋기만 할지는 의문입니다. 신형 자동차가 앞다퉈 광고하는 자율 주행 시스템이 진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더해갑니다. ‘5W1H’로 파헤쳐봤습니다.

미래형 자동차 너무 믿다가 현타 옵니다
운전자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언젠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 영상은 공상 과학영화 속 최고의 자율 주행 자동차 장면.
< 출처: R무비 (youtu.be/yrxGIppqEv0) >

R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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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누구냐, 넌?

기초 개념부터 정립합니다. 자율 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가 아니라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가 먼저입니다. 보통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번역합니다. 자가운전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ADAS는 특정 종류의 기술이 아니라 운전에 관한 여러 기술을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조작과 관련된 경고 또는 보조 기능이 여기에 속합니다.

충격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ADAS는 자율 주행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운전은 운전자가 직접 하고 ADAS의 역할은 각종 조작이나 차의 주행 상태를 보조할 뿐입니다. 당연히 현재 출시되는 차량도 반자율 주행 또는 부분 자율 주행 정도가 가능합니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창작물에 속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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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첨단 자율 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책을 보거나 잠이 들어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처럼 자가운전이 어려운 신체적 약자들도 운전이 가능해진다.
< 출처: 아이스톡 (www.istockphot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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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언제부터 우리 곁에 있었어?

자율 주행 자동차를 무인 자동차(Unmanned Vehicle)라고도 하는데 둘은 서로 다릅니다. 무인 자동차는 사람이 타지 않은 채 원격조종으로만 주행하기 때문입니다. 주로 군사 목적이나 과학 연구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비교적 빨리 1920년부터 등장했습니다.

현재 통용되는 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한 국가는 일본입니다. 1977년 일본 쓰쿠바 기계공학 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미리 표시해둔 흰색 표시를 쫓아 주행하도록 설계된 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했습니다. 다만 최고 속도는 시속 30km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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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어디서 살 수 있을까?

ADAS는 무서운 속도의 기술 향상에 따라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자율 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아직 달나라 얘기입니다. 다만 요즘은 경차나 소형차에도 운전자 조작을 대신해 차의 움직임을 스스로 통제하는 기능 한두 가지는 장착됩니다. 최신 모델이라면 비교적 높은 수준의 ADAS 탑재도 가능합니다. 이런 기능들은 자동차 브랜드나 제품마다 명칭이 천차만별입니다. 작동 조건과 범위도 다양합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7월부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주행하는 부분 자율 주행 자동차(레벨3)의 제작과 판매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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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주행 자동차는 자동차의 기능과 성능에 따라 레벨0~5로 구분한다. 레벨3부터 자동차 스스로 운전한다고 말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동차 수준은 모두 레벨2이하다.
< 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www.kotsa.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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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무슨 기능을 주로 쓰지?

ADAS의 꽃은 단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이하 A.C.C)입니다. 지능형 정속 주행 기능을 뜻합니다. A.C.C를 사용하면 운전자가 설정한 주행 속도 이하에서 앞서 달리는 차 속도에 맞춰 스스로 안전거리를 확보합니다. 고속도로나 자동자 전용도로상의 정속 주행 조건에서 운전자가 장시간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 페달을 직접 밟지 않아도 되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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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는 레이더, 센서, 카메라 등을 이용해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앞 차와의 안전 거리를 유지한다.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레이더는 대부분 차 앞쪽 그릴에 있다.
< 출처: Daimler >

치명적 단점도 있습니다. A.C.C는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는 도로를 무대로 합니다. 각종 센서 감지와 판단이 주변에서 함께 달리는 다른 차와 특정 속도 영역(시속 60km 또는 시속 70km 이상 등)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교차로나 신호등, 보행자나 자전거 등이 뒤섞인 도심에서는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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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인 속도에 비해 앞 차와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자동으로 속도가 줄어들고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ADAS 기능도 있다.
< 출처: GM >

차로(車路) 유지 보조 기능도 있습니다. 양쪽 차선 사이의 차로를 유지하며 달리도록 차 스스로 스티어링을 조절합니다. 운전자가 매번 공들여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아도, 혹은 잠깐씩 손을 떼어도 차는 그대로 진행 방향을 유지합니다. 수고로움을 덜고 편리함은 극대화한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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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똑똑하고 현명하게 이용하자

자신이 운전하는 차에 어떤 ADAS가 설치돼 있고 그 기능이 무엇인가 파악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특정 경우에 위험 경고만 해주는지, 금세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위험을 피하도록 도와주는지, 혹은 어떤 상황에서 도와주는지 운전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그다음 확인사항은 차에 장착된 ADAS 기능을 작동 또는 해제하는 단계입니다. ADAS 기능을 작동하는 버튼들은 대부분 스티어링 휠과 주변에 모여 있습니다. 위치는 자동차 업체와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ADAS 관련 기능을 나타내는 픽토그램(그림문자) 형태가 통일되고 있습니다. 기능 작동 시 같은 모양의 픽토그램이 계기판에 녹색으로 표시됩니다. 버튼 그림을 확인하고 직접 조작하면서 작동 여부를 확인하면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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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작동 상태는 기능에 따라 계기판에 픽토그램으로 표시된다.
< 출처: Daiml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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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왜 자동차는 여전히 제어해야 해?

ADAS는 철저한 ‘보조’ 기능임을 명심합니다. 아직까지 자동차의 여러 장치는 사람만큼 똑똑하지 못하며 종합적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당장 내 차의 사용설명서를 읽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기능의 오작동이나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 관한 설명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만큼 빈틈이 많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율 주행과도 여전히 거리가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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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기능은 편리하지만 사전에 철저한 분석과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 사진은 또 다른 미래라 일컬어지는 자동차 3차원 조감도.
<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

보수적 입장의 운전자들은 각종 보조 장치를 좀처럼 쓰지 않습니다. 때때로 편리한 것은 사실이니 필요할 때 잠깐 쓰는 정도로만 추천합니다. 기술이 완벽하지 않을뿐더러 도로 위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교통안전에 관한 한 ‘현실 자각 타임’을 경험한 뒤에는 너무 늦습니다. 물론 선택은 자유입니다. 다만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INFO. ADAS의 편리함을 누리려면 세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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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ADAS 사용을 위해서는 사물을 감지하는 레이더와 센서, 카메라 등을 잘 살피고 수시로 청소해야 한다.
<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

ADAS는 여러 장치가 감지한 외부 상황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장치들이 정상 작동하려면 장치 주변이 늘 깨끗해야 한다. 실제 폭우가 쏟아지거나 폭설이 내릴 때에는 각종 ADA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흙탕물이 튀거나 먼지가 두껍게 쌓이는 등 차에 이물질이 심하게 묻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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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차선이나 장애물을 인식하는 데 쓰이는 카메라는 대부분 앞 유리 위쪽 가운데에 있다.
< 출처: Daimler >

평소 ADAS를 적극 활용한다면 세차와 청결 유지는 필수다. 레이더나 각종 센서, 카메라가 있는 부분은 늘 깨끗한 상태로 유지한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레이더와 센서는 앞 그릴이나 범퍼 아래쪽 공기흡입구 가운데 위치한다. 카메라는 룸 미러 기둥 부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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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류청희
자동차 전문 글쟁이 겸 평론가다. [자동차생활], [모터매거진] 등 자동차 월간지에서 일했고, [카 북](공역)과 [F1 디자인 사이언스]를 번역했다. 올해의 엔진 및 파워트레인(International Engine and Powertrain Of The Year)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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