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바닷속 깊이 하얀 무덤
지난 이야기오지게 오지여행
오지게 오지여행
소외된 지역 여정을 통해 글로벌 지역 환경의 보존 가치를 일깨웁니다. 자유롭게 오가는 날을 그리며 새 여행지로 안내합니다.
수중 세계의 신비와 만난 희열
2014년 일본 오키나와(沖縄)를 무대로 새 여행안내서를 구상하면서 바다는 일탈 아닌 일상이 됐습니다. 오키나와에서 스노클링이 가능한 포인트를 모두 체험했고 스쿠버 다이빙까지 입문했습니다. 물론 물과는 더 친해졌습니다. 촬영에 실패했지만 한번은 게라마섬(慶良間諸島)에서 바다거북을 찍겠다고 한 시간 반 동안 숨어 있었습니다.
산호는 열대 바다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바닷속을 형형색색 꽃의 정원으로 만들어주는 이 신기한 생물은 의외로 식물이 아니라 동물입니다. 땅에 뿌리가 있지만 엄연히 입과 촉수로 생존하고 철마다 산란기도 있습니다. 오키나와는 한국에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산호섬이자 열대 바다입니다.
바닷속은 넘실대는 파도를 품고도 육지와 달리 태평합니다. 수면 아래 펼쳐진 산호밭과 원색의 열대어까지 완벽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스노클링을 망설이는 친구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수경을 쓰고 물 아래로 시선을 돌리면 지구의 신비를 볼 수 있다”고 말입니다.
처음 스쿠버 다이빙을 배울 때 강사는 물속 어떠한 바다생물도 만지지 말라고 강력히 당부했습니다. 물론 바닷속에는 우리는 모르는 다양한 위험이 공존합니다. 예쁘장한 물고기나 해조류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불쑥 손을 내밀었다가 치명적인 독에 감염돼 생사를 오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사들이 신신당부한 가장 큰 이유는 산호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기인합니다. 그것은 묵직한 경고였습니다.
숨 끊긴 듯 하얗게 질려가는 바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까지 해마다 찾은 오키나와는 바다 사막화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원색의 물속 정원이 다시 우리를 맞이하리라 기대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산호는 무척 예민한 생명체입니다. 서식하는 환경이 제한적이며 수온에도 몹시 민감합니다. 게다가 산호 포인트로 알려진 장소에 관광객과 다이버들이 대거 몰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사소한 접촉만으로도 산호는 끊임없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그 소중함이나 연약함을 모르는 사람들은 알록달록함에 취해 소유욕을 드러냅니다. 산호를 손으로 부러뜨려서 기념품으로 고이 간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산호의 죽음은 흔히 백화 현상(바다 사막화)으로 표현합니다. 정확히 ‘백화=산호’는 아니지만 산호가 죽어가는 과정과 백화 현상이 서로 악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기후변화와 인간의 욕심 탓에 해가 갈수록 회복은커녕 백화 현상과 산호의 죽음은 가속화합니다.
녹색, 파란색, 빨간색, 황금색까지 각각 고유한 빛을 자랑하던 산호들은 점점 색을 잃고 결국 순백이 됩니다. 그야말로 무덤입니다. 인간의 무덤은 녹색 잔디를 씌운다지만 아무도 지켜줄 사람 없는 바다 무덤은 그저 하얗기만 합니다.
바다 밑에 굴러다니는 죽은 산호의 흔적들은 마치 거대한 백색 우주에 나 홀로 둥둥 떠있는 두려움을 줍니다. 신음소리도, 붉은 핏빛도, 부패한 시체가 뿜어내는 악취도 없지만 순백의 바닷속은 무엇보다 비통합니다.
인간의 일상 회복은 산호의 재앙?
바다 사막에 지쳐서 예쁜 산호를 보고 싶은 이들은 오키나와 최남단 이리오모테섬(西表島)을 찾습니다. 이곳은 말이 일본이지 타이완과 거리적으로 더 가깝고 면적의 90% 이상이 열대우림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거대한 맹그로브 숲은 때 타지 않은 태고의 자연으로 꼽힙니다.
섬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유키는 줄곧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숨을 옥죄어오는 대도시의 삶을 이겨낼 도리가 없던 그는 용기를 내어 스스로 ‘인생 격리’를 시도합니다. 이리오모테섬에서 다이빙 강사로 새 삶을 시작한 것입니다. 유키는 섬에서 특별한 이유로 유명합니다.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 투어 중 손님이 바다 산호초에 손을 대는 즉시 일정을 종료한다고 선언하는 강사이기 때문입니다. 소신 있는 협박입니다.
어느 날 자신만 아는 포인트로 초대해 입수한 바다는 정말이지 놀라웠습니다. 전설 속 바다 정원과 같은 산호섬을 발견한 것처럼 유영하는 사람 마음을 들뜨게 했습니다. 능수버들처럼 밑으로 늘어지는 산호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유키가 설명합니다.
“처음 섬에 왔을 때만 해도 정원은 두 배나 크고 거대했어요. 이곳을 계속 지키고 싶어서 상업적인 투어는 절대 진행하지 않습니다. 대신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만 넌지시 보여줄 뿐입니다. 슬프게도 계속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이곳마저 서서히 백화 현상이 시작됐어요.”
유키 말을 들은 즉시 그곳에서 찍은 사진과 위성 합법 장치 기록을 삭제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여럿에 소개하면 분명 유용하겠지만 산호를 위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많은 이가 코로나19 이후 여행을 생각합니다. 인간의 평범한 일상 복귀가 자연에게 또 다른 재앙과 다름 없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유키의 메시지가 반갑습니다.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멈추고 반년쯤 지나니 산호가 살아나고 있어요. 종종 백화 현상 이후에도 산호가 재탄생한다고 들었는데 직접 경험하니 신기합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먼저 이리오모테섬으로 와주세요!”
INFO. 이리오모테섬 (西表島)
제주도 면적의 1/6크기다. 마을 서너 곳을 제외하고 강을 따라 일본 최대의 맹그로브 숲이 펼쳐진다. 오키나와현(沖繩縣)에서 가장 큰 도시인 나하(那覇)까지 비행기로 이동한 뒤 일본 국내선을 타고 이시가키섬(石垣島)까지 이동한다. 이시가키섬에서 이리오모테섬까지는 수시로 배가 다닌다. 위도가 낮은 편이라 남반구에서나 관찰 가능한 남십자성 관측이 가능하다. 특유의 지역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이채롭고 먹거리도 풍족하다.
– 면적 : 289㎢
– 기후 : 아열대를 포함한 해양성 온대기후
– 언어 : 일본어
– 교통 : 한국에서 오키나와까지 직항 이용 뒤 국내선 이용
– 전압 : 110V
– 화폐 : 엔화(JPY, 100엔= 약 1천4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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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두피디아 (www.doop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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