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022

월별 카테고리
2021.03.16 |

꾸안꾸 밥상

건강한 식단과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맛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향토 음식을 포함해 계절과 자연이 살아있는 메뉴들을 권합니다.

여전히 고운 봄입니다. 여기저기 꽃망울을 틔우는 봄의 마력이 육지에 올라오고 나면 비로소 바닷속에도 화려한 꽃이 핍니다. 미더덕은 대부분 벛꽃과 동시에 피어납니다. 새하얀 꽃잎을 살짝 벌려 연분홍 꽃술을 내보이는 벚꽃과 달리 미더덕의 샛노란 속살은 제대로 영글 때까지 껍질 속에 꽁꽁 제 모습을 숨깁니다.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한번 맛보면 끊기 어려운 미더덕회는 오로지 지금 이 시기에만 가능합니다.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제철 맞은 미더덕은 회로도 즐긴다. 오로지 4월 한 달만 만날 수 있는 귀한 식재료다.

미더덕을 회로 먹는다고요?

미더덕은 참으로 신기한 생물입니다. 우렁쉥이(멍게)와 함께 척삭동물(어린 시절에는 등뼈가 존재하지만 성장하면서 없어지는 종)에 속합니다. 태어나 정착하기 전까지 동물적 특성을 유지하고 물속 바위에 뿌리를 내린 뒤 그때부턴 기관 대부분을 스스로 소화해버리고 바닷속 해초처럼 살아갑니다. 그야말로 반동반식(半動半食)의 삶입니다.

생김새도 특이합니다. 몸은 가늘고 길며 외피는 매끄럽지 못하고 딱딱합니다. 통통한 몸은 황갈색을 띠면서 붉은색을 나타낼수록 가격이 비쌉니다. 익숙지 않은 모양새와 달리 고소한 맛과 특유의 향이 감히 어떤 해산물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깊습니다.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바다의 맛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신선한 미더덕.
< 출처: 아이스톡 (https://www.istockphoto.com/) >

국내 최초의 생물학자로 알려진 정약전도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미더덕을 못생겼다고 서술했습니다. 한자어로 음충(淫蟲), 속어로 오만동(五萬童)이라 기록된 동물이 있는데, 기재 내용으로 미뤄볼 때 미더덕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보통 된장찌개에 국물을 내거나 해물탕, 아귀찜 등에서 발견되는 오만둥이는 미더덕이 아닙니다. 모양이 비슷하지만 식물분류학상 같은 미더덕과일뿐 엄연히 다릅니다. 미더덕이 훨씬 고소하고 바다와 닮았으며 향긋합니다.

제철 미더덕은 회로도 즐깁니다. 그 맛에 한번 반하면 봄철마다 생미더덕 구할 길을 찾아 사방으로 몸을 들썩이기 마련입니다. 이 좋은 바다 요리를 한국인 외에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봄 미더덕의 풍미를 알아채고 식탁에 올리는 한국인은 여러 의미에서 뛰어납니다.

바다는 반찬, 비빔밥은 필수, 갯가재는 덤

4월 한 달간 제철을 맞는 미더덕은 눈 아닌 입으로 바다를 즐기고 싶을 때 택하면 좋은 메뉴입니다. 멍게보다 아린 맛이 덜하면서 고소한 맛은 훨씬 강하기 때문입니다. 철 맞은 미더덕회는 처음 먹어본 사람들도 대번에 반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 진동면에서 국내 생산량의 약 70%를 책임집니다. 이 산지는 자연스레 요즘 식도락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덕분에 봄날 진동 가는 길은 사람들 발길이 잦습니다.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색감이 고운 미더덕 덮밥. 일견 비빔밥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고유한 재료가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진동면 이층횟집은 바닷가 주변에 위치합니다. 가게 이름은 한때 진동항 부근에 이층 구조의 식당이 오롯이 이곳뿐이라 별명처럼 붙은 이름입니다. 생미더덕을 회로 먹거나 갓 지은 밥에 보기 좋게 올리고 각종 채소와 참기름에 쓱쓱 비벼 덮밥으로 먹습니다. 배추를 넣은 된장국도 시원하고 곁들이는 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음식 손맛이 좋은 데다가 식당 명성 이상으로 주인장 내외가 친절하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입니다.

또 다른 지역 특산물인 갯가재도 효자입니다. ‘딱새’라 불리는 갯가재는 외부에 가시가 많아 조심조심 손질해야 합니다. 직원이 알려주는 대로 겉껍질을 잘라 밀어보면 의외로 쉽게 살이 쏙 빠집니다. 보들보들한 살이 혀와 치아에 닿자마자 녹는 재미가 퍽 좋습니다.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경남 대표 특산물로 꼽히는 갯가재. 서해 · 남해 · 동해 남부와 제주도 연안에 주로 출현한다. 담백한 맛이 일품으로 찌거나 간장에 재어두고 먹는다.

서둘러야 합니다. ‘맛의 꽃’ 미더덕은 봄에 피는 지상의 꽃과 성질이 같아서 잠깐 피었다 금세 사라지고 맙니다. 찰나여서 아름답고 폭풍처럼 몰아치는 맛의 절정은 그토록 까다롭고 도도합니다.


INFO. 추천식당 <이층횟집>
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미더덕로 345-1
전화 : 055-271-3456
영업시간 : 11:00~19:30
메뉴 : 미더덕 회 2만 원
          딱새 2만 원
          미더덕 덮밥 1만2천 원
          매운탕 2만4천 원
인스타그램 : @2cheung_zip_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 출처: 이층횟집 인스타그램 @2cheung_zip_ >

INFO. 알고 먹자 미더덕

· 단백질이 많고 열량은 낮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관련 깊다. EPA는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DHA는 학습 기능 향상,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경감, 항암작용 등에 능하다.
· 우리나라에서는 해물탕이나 된장찌개 등 국물 요리를 낼 때 사용한다. 찜이나 조림, 덮밥 등 조리 방법이 다양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콩나물과 찰떡궁합이다.

봄 바다에 피어난 꽃, 미더덕
< 출처: 이층횟집 인스타그램 @2cheung_zip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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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우석
스포츠서울에서 22년간 근무하며 약 18년 동안 여행/식도락/레저 전문기자로 일했다. 풍성한 콘텐츠로 TV 방송, 라디오, 팟캐스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활약했다. 작가 활동 외에도 관광 식음료 전문 컨설팅 업체 [놀고먹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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