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길 위의 새해 희망
임직원 전용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하이킹
우리 팀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은 부서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해마다 실시하는 정기보수∙점검(T&I)과 1년에 2~3회 실시하는 촉매 교체(Permutation)를 비롯해 끊임없는 작업이 이뤄집니다. 모두가 긴장감 속에서 안전을 최우선 삼아 일합니다.

우리회사는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4조2교대 체재에 돌입했습니다. 현장에 임하는 근무자는 물론 조정실에서 모니터를 주시하며 공정을 통제하는 직원까지 크고 작은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 절반인 12시간을 채웁니다. 새 근무 주기에 적응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대 조의 조정실 업무는 이진희 사우가 맡습니다. 입사 20여년에 이르러 사십 대 중반을 향하는 연배입니다. “근무 끝에 귀가하면 피곤함으로 잠자리에 들기 바쁘니 운동할 여력에 없다”는 말에 마음이 쓰입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말 야간근무를 함께하면서 군대 이야기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관광객이 뜸한 월요일 시간에 맞춰 호미반도 둘레길을 걸어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군 시절 훈련소 생활을 포항에서 보낸 이진희 사우는 당시 아름다운 길을 잊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차를 운전해 도구해수욕장(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서 첫 발을 뗐습니다. 멀리 보이는 철강회사 설비와 푸른 바다 풍광을 잠시 즐긴 뒤 씩씩한 걸음으로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길 초입에 세워진 둘레길 안내지도를 보면서 경로도 익혀둡니다.
제1코스는 연오랑세오녀길 6.1km 구간입니다. 해병대 상륙훈련장과 도구해수욕장, 청룡회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이 있습니다. 해병대 상륙훈련장을 보니 30년 전 군 복무 당시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전투수영을 하고 수륙양용 장갑차에 올라 상륙훈련 하던 시절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해병대에서 복무했기에 대화가 통합니다. 추억을 이야기하며 도구해수욕장을 걸었습니다.
해병대 장병들의 가족이 숙박할 수 있는 청룡회관을 거쳐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 도착했습니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공원은 삼국유사에 수록된 설화를 모티프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유일의 일월신화로서 해와 달이 있게 된 내력을 들려줍니다.
2코스인 선바우길에 들어섰습니다. 전설 깃든 하선대와 흥환해수욕장을 연결하는 6.5km 구간입니다. 바다 위로 말끔하게 이어진 데크로드에서 절경을 즐기며 하선대에 도착했습니다. ‘작은 바위에 선녀가 내려와서 놀았다’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풍화와 침식으로 기묘한 절벽이 바위들과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이곳을 지나 다시 이어지는 길은 우리를 흥환해수욕장으로 이끌었습니다. 시간은 정오를 조금 넘겼습니다.
모래길을 잠시 걸어 새로운 코스에 접어듭니다. 6.5km 거리의 구룡소길입니다. 호미곶면의 어촌마을을 따라 장군바위, 힐링숲, 구룡소로 이어지는 3코스는 이날 구간 중 제일 험난했습니다. 자갈 해변이 걷기 불편하고, 작은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땀도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끝내 보람이 있습니다. 야트막한 봉우리에 올라 바라보는 동해바다는 “악!” 소리 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조금 지친 우리는 잠시 쉬기로 합니다. 바위에 앉은 갈매기와 눈을 마주쳐보고, 동해를 시원스레 가로지르는 고깃배도 살폈습니다. ‘이것이 힐링이구나!’ 새삼 느껴봅니다. 다시 힘을 내어 마지막 코스인 호미길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5.6km에 이르는 호미길은 누구나 쉽게 걸을 만합니다. 독수리바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곶 해맞이 광장으로 이어집니다. 옛 도로를 둘레길로 만들어 친근한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부들이 잡아 말린 오징어와 각종 생선들이 간간히 펼쳐지고, 생전 처음 보는 대게 통발도 있어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바다 경치가 내다보이는 작은 공원에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간 음식이 꿀맛입니다. 이에 힘입어 오후 3시 10분쯤 우리는 트레킹 종착지인 호미곶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서둘러 인증사진을 몇 장 찍은 뒤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호미곶면 행정복지센터로 향했습니다. 그 길에 왠지 낯익은 부대가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훈련소 생활 6개월을 보낸 뒤 첫 부대 배치를 받은 23대대 11중대가 해안 방어를 위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30여년 전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세월이 정말 빠르구나!’하고 느끼며 청년시절을 돌이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트레킹으로 그간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떨쳐낸 기분입니다. 동료에게도 좋은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의욕으로 힘차게 한 해를 지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글 · 피준호 사우 (탈황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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