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에 아버지가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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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화학
‘일상을 바꾼 화학’을 주제로 읽기 좋고 이해하기 쉬운 지식 정보를 제공합니다. 인간 삶을 한차원 높은 수준으로 개선한 화학사를 포함합니다.
막상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을 때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보통은 개인적으로 저술한 책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읽고 기고의 연을 청해옵니다. 아마 과학책 저자로서 교양 수준의 화학 이야기 정도를 기대할 만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비밀을 알려드리면, 사실 이 책 제목은 출판사가 지었습니다.
인류 삶을 변화시킨 화학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볼까요? 한국같이 가부장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곳은 먼저 족보를 살펴야 합니다. 일단 아버지부터 찾아보고자 합니다. 누가 붙였는지 의문이지만, 한국의 모든 분야에 아버지가 있습니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역시 우리는 근본이 있는 민족입니다. 구글에 다짜고짜 ‘화학의 아버지’를 검색하니 1초도 걸리지 않고 그의 이름을 알려줬습니다. 구글은 서양 친구지만 참 근본이 있습니다. ‘앙투안로랑 드 라부아지에(Antoine-Laurent de Lavoisier)’. 구글이 알려준 화학의 아버지입니다.
공무원이자 화학자가 부캐라니
라부아지에는 18세기에 활동한 화학자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국가 공무원으로 세금 징수를 하던 사람이었는데 화학자를 ‘부캐’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특이하게도 사망 장소를 ‘파리 콩코르드 광장’이라고 자세하게 기술합니다. 이는 과도한 세금에 신음하던 프랑스 민중들이 혁명을 일으킨 뒤 세금 징수원들의 목을 단두대에서 모조리 날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라부아지에가 화학의 아버지로 꼽히는 데 의문이 들 것입니다. 위 그림은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라부아지에와 그의 부인입니다. 복장에서 드러나듯 18세기는 지금으로부터 상당히 오래 전입니다. 과거는 물리적이기도 하지만 사고 수준의 준거도 됩니다. 당시 사람들은 300년 뒤인 현대보다 1천5백 년 전인 고대에 더 가까운 사고를 했습니다.
여전히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 의거해 세상을 이해한 것입니다. 만물은 물, 불, 흙, 공기 네 가지 원소로 이뤄져 있고 이들은 각각 차가움, 뜨거움, 건조함, 축축함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이상의 성질이 합쳐지면 다른 원소로 변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당시 많이 학자들이 물을 증류하면(불로 열을 내면) 흙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천년 넘는 시간 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쯤에서 라부아지에의 그림을 다시 보겠습니다. 복장은 올드하지만 시선 처리만큼은 아주 현대적입니다. 자연스레 부인에게 시선이 꽂히도록 자세를 잡았습니다. 이 사람, 구도를 압니다. 세련됐습니다. 그는 과거에 산 미래인이었고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물을 끓이면 흙이 된다고? 그럴 리가 없잖아요!
라부아지에는 자신의 주장을 실험으로 증명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물에 열을 가해도 흙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려 100일간 물을 계속해 증류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요? 실제로 물이 증발한 자리에 고체 덩어리가 남은 것입니다. 다른 학자들은 그것이 흙이라며 기세등등해졌습니다.
하지만 라부아지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실험도구의 질량을 측정했습니다. 질량이 살짝 줄어 있었습니다. 물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고체는 물이 남긴 것이 아니라 실험도구가 일부 녹은 것입니다. 100일간이나 가열됐으니 녹을 만도 합니다.
과학의 근본은 실험입니다. 그는 위대해서 의심받지 않았던 고대 사상가의 말을 날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정확한 실험이라는 새 원리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이후 화학은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정확한 실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매우 기본적인 과학의 개념을 확립한 자가 라부아지에입니다. 그는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기에 전혀 손색 없습니다.
라부아지에는 생애 마지막도 남달랐습니다.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뒤 세금 징수원인 라부아지에가 혁명 재판장에 끌려갑니다. “해야 할 실험이 남아있으니 재판을 2주만 미뤄달라”고 부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목이 잘리기 전 그는 “목이 잘리더라도 계속 눈을 깜빡일 테니 얼마나 오래 깜빡이는지 보라”며 작은 실험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는 목이 잘리고도 30초 동안이나 눈을 깜빡였다고 합니다. 라부아지에가 죽음을 맞이한 뒤 부인이자 연구 파트너였던 마리 앤은 두 사람의 연구를 정리해 출판했습니다. 그녀는 이후 다른 남성과 재혼하고도 라부아지에란 성을 바꾸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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