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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0 |

머니튜브

원유와 석유화학, 에너지 업계 중심의 동향을 짚습니다. 투자 트렌드와 함께 정보 탐색에 도움이 될 만한 유튜브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장기적 이슈는 지속가능성, 친환경, 재생 산업을 아우르는 신에너지 시장 개척이다.
<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

최근 국내외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이 중장기 전략 수립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모빌리티(Mobility, 유동성 또는 이동성·기동성) 연관 사업을 구상하며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와 수소전기자동차(이하 수소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래 에너지 패권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은 정유·석유화학 업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몸집이 크고 체질 개선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업계 특성을 감안할 때 빠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전기차, 수소차 등 신규 모델을 속속 내놓으며 자동차 업계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전기차 주행 이미지.
< 출처: 테슬라 코리아 >

‘째깍째깍’ 흘러가는 내연기관차 시대

국내외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주력함이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수소차 시장은 연평균 19%씩 성장해 오는 2030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0%에 달할 전망입니다. 기존 시장을 지배하던 내연기관차는 2030년 약 70%로 시장 우위를 점한다는 추측입니다. 그간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가 공존하는 미래를 그리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다듬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기업들이 핸들을 틀고 급발진을 시작합니다. 심각한 기후위기와 환경 관련 인식 변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취임 등 각종 이슈와 맞물린 결과입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2016년 77만 대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수소차 판매량이 2020년 312만 대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 출처: ES-Sales, 유진투자증권 >

포문은 글로벌 기업들이 열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부터 새로운 내연기관차 엔진은 개발하지 않겠다는 파격 발언을 합니다. 대신 향후 5년간 전기차 분야에 약 62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 이미지.
< 출처: 폭스바겐 코리아 >

독일 베엠베(BMW)도 비슷한 목표를 제시합니다.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를 매년 50%씩 늘리고 2030년에는 차량 2대 중 1대를 전기차로 채운다는 내용입니다. 영국 출신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전기차 전문 기업’으로 운영 방향을 선회합니다. 2025년부터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해마다 35억 달러(약 4조 원)를 쏟아 내연기관차와 작별을 준비합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BMW 전기차 i3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 출처: BMW 코리아 >

미국 내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전기차 업체로 변신을 선언했습니다. GM은 향후 5년간 약 270억 달러(약 30조 원)를 전기차 연구 개발에 투입하며 2035년부터는 휘발유·경유 엔진 차량을 만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포드, 프랑스 르노, 스웨덴 볼보 등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올인’ 전략을 구사하고 내연기관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전기차vs수소차, 그것이 문제

업계의 고민은 단순히 전기차 혹은 수소차라는 표면적 사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신생 에너지 관련 사회적 기반이 조성된다면 이를 겨냥해 혁신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유력한 자동차 회사들이 수소차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전기차vs수소차’의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구동 원리는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외부에 있는 전기를 차량 내부 대형 배터리에 저장해 바로 쓰는 게 전기차입니다. 반면 수소차는 충전한 수소를 전기로 바꿔서 달립니다. 당연히 세부 기술과 운영 방향성이 다릅니다. 미국·독일 브랜드들은 주로 전기차에 투자하고 일본 기업들은 수소차에 집중합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설전(舌戰)도 펼쳐집니다. 허버트 디스(Herbert Diess)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수소차는 미래가 없다. 물리학적으로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습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소 전지를 “바보 같은 연료”라고 조롱했던 일화는 유명합니다. 공식 석상은 아니지만, 일본 자동차 업체 관계자가 유럽 회사들을 겨냥해 “수소차를 안 만드는 것은 자살”이라고 지적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일본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 양산형 세단 수소연료전지차량(FCEV) 미라이.
< 출처: 토요타코리아 >

에너지 대전환 시대, 새 활로 마련 집중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는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대규모 사업 개편과 투자를 감행할 단계는 아니지만 일정 부문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불어오는 새 바람은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 지도를 서서히 바꿀 것으로 예측됩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관련 영상은 미래를 달리는 수소차 · 전기차를 소개한 다큐멘터리.
< 출처: YTN 사이언스 (youtu.be/DBFHPdlV-vg) >

YTN 사이언스

해결의 실마리는 결국 신사업 개척으로 귀결합니다. 각 지역에 자리한 주유소에 전기차와 수소차 중 어떤 충전기를 설치할지부터 고민입니다. 에너지 관점에서는 저장·운송 패러다임도 잘 살펴야 합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된다면 전기를 모아 놓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도 급팽창할 것입니다. 휴대폰을 여러 개 사용할 경우 여분의 보조배터리가 필요함과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업계 입장에서 인수합병(M&A)이나 부동산과 연계한 저장 산업 외 진입장벽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수소의 경우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수소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급격히 압축하기 때문에 저장 부담이 적습니다. ESS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수소는 최대 18개월까지 저장 가능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전기가 필요할 때마다 전기를 분해해 이를 뽑아 쓰는 구조입니다.

에너지 패권, 산업의 판을 흔들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서히 시장을 회복중인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친환경 자동차의 확산에 발맞춰 어떤 변화를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 출처: 픽사베이 (pixabay.com) >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체 가운데 모빌리티 에너지 대전환의 큰 그림을 일찍부터 지켜보던 곳도 있습니다. S-OIL이 2021년 3월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에 투자하며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S-OIL은 단기적으로 중동 등 해외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고 ‘비전2030’에 걸맞게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업들의 수소 사업이 모두 모빌리티 분야 패권 경쟁과 100% 궤를 같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수소사회가 열린다면 선제적으로 발을 들인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확률은 높습니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바닥을 찍고 서서히 흐름을 회복 중입니다. 에너지 대전환 트렌드 속 각 기업의 변화와 시너지 현상을 관찰함은 투자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흥미로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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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여헌우
에너지경제신문에서 산업팀장으로 일한다. 국내외 기업들의 경영 활동과 돈의 흐름을 살피고 분석하는 기사를 다룬다. 큰 시야로 현장감 있는 내용을 통찰해 보다 많은 독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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