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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

꾸안꾸 밥상

건강한 식단과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맛집을 추천해 드립니다. 향토 음식을 포함해 계절과 자연이 살아있는 메뉴들을 권합니다.

아삭아삭 열무 예찬
열무는 십자화과 무속의 근채류 채소로서 흔히 어린 무를 지칭한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www.clipartkorea.co.kr) >

여름철 입맛을 책임지는 반찬 중 하나가 열무입니다.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수분을 머금고 몸집을 키웁니다. 새큼하고 쌉쌀한 맛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살립니다. 하절기 시식(時食)으로 딱입니다.

열무는 ‘어린 무의 줄기’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즉 ‘여린 무’란 뜻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무청만 자라도록 개량했습니다. 뿌리 부분인 무는 잘 쓰지 않으니 키우지도 않지요. 주로 대와 잎사귀 부분을 김치로 만듭니다. 열무김치를 국수에 넣거나 밥에 얹어 비비면 입안 가득 호화로움이 넘칩니다.

가뿐한 여름철 건강식

아삭아삭 열무 예찬
열무는 수분 함량이 많은 대신 열량이 낮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 고기나 두부 반찬과도 잘 어울린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www.clipartkorea.co.kr) >

열무는 비교적 재배가 쉽고 생육 기간도 짧습니다. 겨울에는 60일, 봄에는 40일, 여름에는 20~25일 전후면 수확합니다. 연중 밥상에서 만나지만 봄과 여름에 자란 열무가 맛과 영양 면에서 훌륭합니다.

열무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열량 낮은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비타민Bㆍ비타민C가 풍부하고 베타카로틴과 사포닌 성분을 다량 함유합니다. 칼륨, 칼슘, 인, 철분 등 무기질과 엽산 성분도 풍부합니다. 덕분에 원기 회복과 혈압을 조절하는 효과가 큽니다. 여기에 몸속 전분을 분해해 소화를 돕고 변비 예방까지 가능합니다. 여름철 건강식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좋은 열무는 첫째도 둘째도 색입니다. 잎이 연둣빛으로 선명하고 잘랐을 때 줄기 단면에 신선한 수분감이 있어야 합니다. 더불어 키가 짤막하고 줄기가 도톰한 열무라야 단맛이 강합니다.

남도에서 열무국수 만끽

열무는 전국 각지에서 나는데 특히 남도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멀리 강진 땅 대구면 구곡마을에는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습니다. 간판도 상호도 없기 때문에 물어물어 찾아갑니다.

사람들은 그저 구곡마을 국숫집이라 부릅니다. 강진읍에서도 꽤 멀지만 비빔국수가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서 어떻게든 알고 찾아옵니다. 마을 입구 네모난 건물에 테이블 서너 개와 야외 테이블 한 개를 두고 간단한 김밥과 국수만 팝니다.

아삭아삭 열무 예찬
볕 좋은 강진에서 만나는 열무 비빔국수 한 상. 아는 사람만 아는 고수의 맛집이다.

가게는 오롯이 주인장 한 분이 지킵니다. 보통 김밥과 국수를 함께 주문합니다. 주문 즉시 물을 올리고 끓을 때까지 김밥을 말아냅니다. 주인은 중간에 끓는 물에 국수를 넣었다가 김밥을 내준 뒤 다시 국수를 살핍니다. 조리과정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착착 진행됩니다.

김밥은 평범하지만 입에 착착 붙습니다. 쌀이 좋은 땅이라 그런지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맛이 좋습니다. 밥을 감싸 안은 속재료가 선명하고 간이 딱 맞습니다. 밥과 반찬의 균형이 제대로 들어맞은 김밥은 이미 훌륭한 ‘작은 한정식’입니다. 마침 강진군은 대한민국에서 한정식으로 가장 유명한 고장이지요.

아삭아삭 열무 예찬
열무김치를 듬뿍 올린 비빔국수에 김밥 한 줄은 생각보다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주섬주섬 김밥을 먹고 있으면 드디어 주인공인 열무국수가 나옵니다. 직접 담근 열무김치를 수북이 올려 양도 제법 됩니다. 묵은지를 즐기는 강진 특유의 식문화답게 열무김치는 겉절이가 아니라 살짝 익혔습니다. 국수 한 그릇에 계절과 지역 고유의 색을 담습니다.

삶은 달걀과 오이채 그리고 특제 양념을 갓 삶아내 식힌 국수 위에 흥건히 얹습니다.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습니다. 자극되는 맛 하나 없이 풍미로만 가득한 양념은 처음이라 희한합니다.

빨간 양념은 부드러운 국숫발을 촉촉이 덮고 있다가 입안에서 비로소 제맛을 터트립니다. 젓갈이 들었나 싶을 정도로 깊이가 있지만 이내 국수와 섞이며 발랄해집니다. 양념과 잘 섞인 열무김치는 특유의 새콤한 맛을 냅니다. 첫 젓가락에 입맛이 싹 돌고 끝나는 순간까지 군침이 흥건합니다.

아삭아삭 열무 예찬
아삭하고 매콤한 국수 한 그릇에 강진의 청정한 자연이 담겨있다.

혀에 착착 감기는 면발의 매끄러움은 열무김치의 아삭한 식감과 만나 황홀할 정도입니다. 살짝 매콤한 양념 뒷맛은 슴슴한 오이채와 달걀이 상쇄합니다. 어쩜 이렇게 궁합이 좋을까요. 국수 한 그릇에 산과 바다가 느껴집니다. 그 모습 그대로 강진 땅과 꼭 닮았습니다.

어느덧 7월입니다. 무더위와 싸울 한방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매콤한 열무국수 한 그릇 후딱 해치우고 또 열심히 달려봅시다.


INFO. 추천식당 <구곡마을 국숫집>
위치 : 전남 강진군 대구면 구수리 구곡마을 (버스정류장 옆)
영업시간 : 매일 12:00~18:00
메뉴 : 열무비빔국수 5천 원
          김밥 2천500원


INFO. 세상에 이런 요리가 <열무 들깻가루 무침>

아삭아삭 열무 예찬
< 영상출처: 순쿡채널 (www.youtube.com/channel/UCM3XxFFuVy-aQ3YMgAsLO8A) >

Soon Cook TV

· 냄비에 물 1ℓ를 넣고 끓인다.

· 물이 끓는 동안 열무를 다듬는다.

· 물이 끓으면 소금과 열무를 넣고 1분 정도 데친다.

· 데친 열무를 찬물에 2~3회 깨끗이 씻는다.

· 열무는 물기를 꼭 짠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그릇에 열무를 홀홀 털어담고 마늘과 간장을 넣어 무친다.

· 마지막으로 들깻가루와 들기름, 송송 썬 파를 넣고 함께 무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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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우석
스포츠서울에서 22년간 근무하며 약 18년 동안 여행/식도락/레저 전문기자로 일했다. 풍성한 콘텐츠로 TV 방송, 라디오, 팟캐스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활약했다. 작가 활동 외에도 관광 식음료 전문 컨설팅 업체 [놀고먹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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